한화 캠프 최대소득, '활용자원' 늘었다

기사입력 2016-03-01 11:27


"카드가 많아졌다."

한화 이글스 스프링캠프가 실질적으로 종료됐다. 지난 29일 넥센 히어로즈와의 오키나와 캠프 마지막 연습경기를 치른 한화는 '공식적'으로는 2일 오전까지만 훈련한 뒤 3일에 귀국길에 오른다. 물론 한화 캠프가 완전히 문을 닫은 건 아니다. 대다수 선수들로 구성된 본진은 3일에 귀국하지만, 투수진 일부는 '연장 캠프'를 치른다. 김성근 감독을 한국의 추운 날씨를 고려해
22일 일본 오키나와 고친다 구장에서 열릴 LG와의 연습경기에 앞서 한화 김성근 감독이 배팅 볼을 던져주고 있다. 오키나와=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2016.02.22.
일부 투수진을 오키나와에 더 남겨 공을 던지게 할 계획. 이들은 당초 예정보다 3일 정도 더 훈련한 뒤 6일에 들어온다.

그래도 큰 틀에서 보면 한화의 스프링캠프는 마무리가 됐다. 투수진의 추가 훈련과는 별도로 약 2개월에 걸친 '2016시즌 대비 훈련'이 종료됐다는 뜻. 지난 1월15일 일본 고치에서 시작돼 오키나와에서 마무리가 된 한화 스프링캠프는 작년에 비해 장소와 기간만 같을 뿐 내용면에서는 완전히 다른 모습이었다.

기본적으로 김성근 감독의 스타일이 변했다. 지난해는 4시즌 만에 프로야구 1군 무대로 돌아와 낯선 팀을 맡은 상황에 대한 절박감이 크게 자리잡고 있었다. 캠프초반부터 대규모 인원을 데리고 가 강도높은 훈련량을 소화하게 만든 근본 이유다. 그 과정에서 시행착오도 많았지만 어쨌든 팀 전력에 대한 구상을 만들수 있었다는 소득이 있었다.


25일 일본 오키나와 온나손 아카마 구장에서 한화와 삼성의 연습경기가 열렸다. 13대9로 승리한 후 한화 신성현 등 선수들이 하이파이브를 나누고 있다.
오키나와=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2016.02.25.
그렇다면 올해는 어떨까. 김 감독은 작년 캠프 때처럼 강한 카리스마를 발휘하진 않았다. 캠프 초반 참가인원도 크게 줄였고, 훈련량도 조절했다. 작년보다 한 발 정도 뒤로 물러나 천천히 선수들을 관찰하고 전력을 분석했다. 부쩍 추워진 날씨와 선수들의 컨디션 난조 탓에 김 감독은 "걱정이 많다"고 했지만, 스타일을 바꾸진 않았다. 조급함 대신 여유를 택했다.

캠프 기간 내내 이어진 이런 변화는 구체적인 성과물로 이어지고 있다. 김 감독은 '매우 만족'까지는 아니어도 '대체로 만족' 정도의 평가를 내리고 있다. 무엇보다 활용 가능한 즉시 전력 자원들이 많이 나타났기 때문이다. 지난해 김 감독은 '혹사'라는 비난을 안고 살았다. 일부 필승조 투수들에 대한 지나친 의존, 그리고 야수진 중에서도 특정 선수의 집중 기용 현상이 비판론자들의 표적이 됐다.

하지만 이는 한정된 전력 안에서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김 감독의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올해는 더 이상 이런 현상이 나오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투수와 야수진 전반에 걸쳐 지난해에 비해 활용도 높은 자원들이 나타났기 때문. 김 감독은 "(쓸 수 있는) 카드가 많아졌다"며 캠프에서 발견한 긍정 효과를 언급했다.


21일 오후 일본 오키나와 고친다 구장에서 열릴 SK와 한화의 연습경기에 앞서 한화 심수창이 피칭 훈련을 하고 있다. 오키나와=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2016.02.21.
구체적으로는 내야수 신성현과 신인 외야수 강상원, 그리고 2차 드래프트로 영입한 포수 차일목 등이 캠프에서 눈에 띄는 실력을 보여줬다. 변화구 대처능력의 증진으로 특유의 장타력이 더욱 발전된 신성현은 한화 취약포지션인 3루를 강하게 만들 수 있다. 강상원은 발군의 스피드로 '느림보' 이미지가 컸던 한화의 변화를 끌어갈 전망. 대주자로 나가서 상대 내야를 흔들 역량이 캠프에서 입증됐다. 차일목 역시 절치부심의 심정으로 훈련에 매진했다. 그 결과 캠프 연습경기에서 압도적인 도루 저지능력을 보였다. '자동문'이라는 비난을 받았던 KIA 시절과는 판이하게 다른 모습.


투수진 중에서도 활용 전력들이 보인다. 지난해 군에서 제대한 김용주를 비롯해 2년차 김범수, 신인 사이드암 김재영, 그리고 FA로 데려온 심수창 등이 대표적이다. 김 감독은 "어린 선수들이 성장한 게 그래도 만족스럽다"고 했다. 캠프에서 거둔 성과가 확실하게 있었다는 의미다. 이들이 정규시즌에서는 어떤 활약을 할 지 기대된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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