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키 밀착 인터뷰]LG 박용택 "동생들 데리고 잘해야죠"

기사입력 2016-03-04 05:57


오키나와=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박용택(37)은 LG 트윈스 간판 타자다. 2002년부터 지금까지 줄곧 LG의 줄무늬 유니폼을 입고 있다. 2015시즌까지 7년 연속 타율 3할을 기록했다.

그렇지만 박용택은 오프시즌엔 건강하다가도 시즌만 들어가면 스트레스성 위염을 달고 산다. 그만큼 예민하고 또 완벽주의자에 가깝게 준비를 철저히 해야하는성격을 갖고 있다. 박용택은 지난해 팀 성적이 기대이하인 9위를 하면서 마음고생이 더 심했다.

2016시즌엔 사실상 최고참 노릇을 해야 한다. 이병규(42·등번호 9번)가 1군 엔트리에 어느 정도 올라올 지가 현재로선 불투명하다.

"말수가 줄었다. 동생들 데리고 잘 해봐야죠"

LG에는 지난해까지 '빅4'가 있었다. 이병규 박용택 이진영 정성훈을 두고 그렇게 불렀다. 야구 잘 하는 베테랑 4명이었다. 그런데 이진영은 지난 시즌을 마치고 2차 드래프트를 통해 kt로 갔다. 이병규는 이번 겨울 1군 캠프에 합류하지 못했다. 박용택과 정성훈 둘만 남았다.

박용택은 "이진영도 없고, 병규형도 없다. 이게 세월의 변화인가요"라고 묻자 "받아들여야지요. 요즘은 말수가 줄었다. 지난해까지는 쉬는 날 맥주 한 잔도 하고 했었는데. 몸관리는 잘 된다. 동생들 데리고 잘 해봐야죠"라고 했다.

박용택은 개인 기량만 놓고 보면 A급 선수다. 지난해 LG 타자 중 유일하게 타율 3할 이상을 유지했다. 그는 "매시즌을 준비하는 마음은 똑같다. 긴장되고 설레이기도 하고 조금의 불안감도 있다. 개인적으로 더 잘 하고 싶다"면서 "그런데 팀 성적은 개인 하나로는 큰 보탬이 되지 않는 것 같다. 우선 나부터 잘 하고 팀의 좋은 분위기를 만들어주고 싶다"고 말했다.

박용택은 특히 어리고 경험이 부족한 선수들이 팀 분위기에 많이 휩쓸린다고 했다.


"방망이는 분위기다"


LG 트윈스 선수단이 21일(한국시각) 미국 애리조나주 글렌데일 다저스스프링캠프에서 훈련을 했다. 박용택과 이병규가 2루 주루 훈련을 하고 있다.
글렌데일(미국 애리조나주)=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16.01.21/
LG는 지난해 팀 타격 부진으로 고전했다. 팀 타율 9위, 팀 득점권 타율은 10위였다. 득점권에 주자를 수북히 쌓아놓고 홈으로 불러들이지 못한 경우가 많았다.

박용택은 2013시즌의 예를 들었다. 그해 LG는 꼴찌부터 치고 올라가 4위로 '가을야구'를 했다. 그는 "팀 방망이는 분위기를 많이 탄다. 2013시즌에 우리가 밑에서 치고 올라갈 수 있었던 것도 후배들이 분위기에 따라서 같이 잘 치면서 된 것이다"고 말했다.

박용택은 매 시즌 전에 수치로 자신의 목표를 구체적으로 정한다. 하지만 그 수치를 외부에 공개하지 않는다. 그는 대신 "올해는 열심히 치고 열심히 달릴 것이다"고 말했다.

박용택은 "내 몸이 허락하는 한 달리고 싶다. 적어도 누상에서 투수를 긴장시킬 수 있는 주자는 될 것이다"고 말했다. 박용택은 프로 저연차였던 2005시즌엔 43도루(1위)를 기록한 적도 있다. 하지만 지난해엔 11도루로 줄었다.

박용택은 끊임없이 연구하는 타자로도 유명하다. 그는 요즘 공이 날아오는 궤적에 방망이가 오래 머무를 수 있는 스윙 궤적을 만들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달리 말해 공을 점으로 맞히지 않고 선으로 치려고 한다는 것이다.


오키나와=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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