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림해진 잠실 곰들, 스피드로 2연패 정조준

기사입력 2016-03-06 08:45


두산 베어스 유희관이 8㎏ 감량을 통해 슬림해진 몸으로 새 시즌에 공을 던진다. 스포츠조선 DB.

한국시리즈 2연패를 위한 키워드. 다이어트다.

두산 베어스 선수단은 1,2차 캠프를 마치고 4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했다. 몇몇 주축 선수들이 딱 봐도 날씬해진 몸으로 이목을 끌었다. 왼손 유희관이 대표적이다. 그는 "일본에서 탄수화물을 먹지 않았다. 작정하고 살을 뺐다"고 말했다.

유희관은 지난해 18승5패 3.94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하며 투수 고과 1위에 올랐다. 선발 로테이션을 거르지 않는 것만으로 팀 마운드에 큰 힘을 보탰다. 두산 고위 관계자는 "선발 한 자리가 빈다고 가정해 보자. 기존의 불펜 멤버가 임시로 투입되면서 마운드 전체가 꼬여버린다. 그런 의미에서 유희관의 역할을 상당히 컸다고 볼 수밖에 없다"고 미야자키에서 말했다.

하지만 선수 본인은 후반기 부진이 영 마음에 걸린다. 1999년 정민태(현대) 이후 16년 만에 토종 20승 투수가 나올 뻔 했지만, 시즌 막판 자기 공을 던지지 못했다. 당시 그는 "괜찮겠지 했는데, 시즌 막판 되니 체력이 뚝 떨어지더라. 내년에는 캠프 때부터 몸 관리를 확실히 해야 할 것 같다"고 했다.

약속을 지켰다. 1차 호주 시드니 캠프에서 야식을 뚝 끊었고, 2차 미야자키 캠프에서는 탄수화물을 입에 대지 않았다. 선배 유희관이 투구 밸런스와 순바력을 위해 다이어트를 선택하자 룸메이트 함덕주도 덩달아 슬림해진 상황. 유희관은 "승수, 평균자책점보다 200이닝을 넘겨 보고 싶다. 200이닝은 다치지 않고 꾸준히 던졌다는 의미가 되니 목표를 달성하고 싶다"며 "밸런스가 좋아져 감이 좋다"고 말했다.

살을 뺀 건 유희관 만이 아니다. 국가대표 유격수 김재호, 외야수 민병헌도 체중을 줄였다. 김재호의 경우 작년 이 시기만 해도 웨이트트레이닝으로 근육량을 키웠다. 몸에 좋은 음식을 섭취하며 파워가 '업' 됐다. 그 결과 지난해 정규시즌에서 133경기에 출전해 타율 0.307 126안타 3홈런 50타점을 기록했다. 장타율(0.402)과 출루율(0.386) 등도 커리어 하이였다. 그런데 "수비할 때 순발력이 떨어지는 느낌을 받았다"는 게 그의 말이다. 김재호는 "프리미어12 출전에다 결혼식, 신혼여행까지 다녀오면서 시간이 없기도 했다. 유격수이기 때문에 수비에서 순발력을 위해 몸을 일부러 키우지 않았다"고 했다.

FA 마지막 해가 된 홍성흔도 시드니캠프에서부터 식단 조절을 하며 102㎏이던 체중을 7㎏ 뺐다. 그는 "감독님이 체중을 줄이면서 배트 스피드로 승부하는 게 어떠냐고 하셨다. 나도 같은 생각을 했기 때문에 비시즌부터 다이어트에 돌입했다"고 했다. 김태형 감독은 "여전히 (홍)성흔이의 힘이 팀 내에서 가장 좋다. 하지만 이제는 좀더 기술적으로 칠 필요가 있다"며 "좀 가볍게 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함태수 기자 hamts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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