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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라이온즈 구자욱(23)은 2015시즌 신데렐라 같은 스토리를 남겼다. 기라성같은 야수들이 즐비한 삼성 타순에서 116경기에 출전, 타율 3할4푼9리, 11홈런, 57타점, 17도루를 기록했다. 구자욱은 KBO리그 최고 샛별임을 확인하는 신인상을 차지했다. 그만큼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그는 2015시즌 초반 확실한 보직이 없었다. 백업으로 주전 선수들이 부상으로 빠진 빈 자리를 옮겨다니면서 메웠다. 내외야를 넘나들었다. 그러면서도 기죽지 않고 잘 치고 잘 달렸다. 달리는 모습은 한마리 '푸른 말'을 보는 듯 했다.
하지만 2016시즌은 타순은 1번, 수비는 1루수로 시작할 가능성이 높다. 채태인이 무릎이 좋지 않은 상황이라 구자욱이 1루 수비를 맡아야 한다. 구자욱은 훨씬 안정적으로 경기를 준비할 수 있게 됐다. 또 스스로도 "이제 좀더 확실한 보직을 갖고 싶다"고 말한다.
이런 상대들의 집중 견제 속에서 신인왕 다음해 2년차 징크스가 찾아오곤 한다. 그러나 구자욱은 2년차 징크스 자체를 생각하지 않고 있다.
구자욱은 스프링캠프에서 삼성의 살아있는 레전드 이승엽과 많은 시간을 보냈다. 이승엽과 같은 타격조에 들어갔고, 또 함께 1루 수비 훈련까지 했다. 이승엽은 한 차례 슬럼프를 딛고 일어나 여전히 지금도 정상권에서 좋은 경기력을 유지하고 있다. 삼성 코칭스태프는 2년차 구자욱에게 이승엽 보다 더 좋은 참고서는 없다고 본 것이다.
전문가들은 2년차 징크스가 찾아오는 이유 중 하나로 심적 만족감을 꼽는다. 지금의 구자욱은 만족을 느낄 수가 없는 상황이다. 대선배 이승엽이 아직도 "스스로 부족하다"며 후배들과 똑같은 훈련을 소화하고 있다. 현재 구자욱에게 2년차 징크스는 먼 동네 이야기 처럼 느껴진다.
창원=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