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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느리지만, 하나씩 자신의 플레이를 만들어가고 있는 김현수다.
김현수는 지난 11일 뉴욕 양키스와의 경기에서 첫 안타, 첫 타점을 신고했었다. 그리고 12일 양키스전에서 다나카 마사히로를 상대로 또다시 안타를 뽑아냈었다. 25타석 만에 나온 감격적인 안타.
하지만 찝찝함이 남았다. 두 안타 모두 내야안타였다. '드디어 김현수의 타격 실력이 나왔다'고 평가하기 애매한 타구들이었다.
조금씩 발전하고 있다. 시범경기 처음에는 상대 투수들에 공에 아예 대처를 못했다. 극심한 부담감이 김현수를 짓눌렀다. 하지만 안타는 아니어도, 점점 잘맞는 타구들이 나오기 시작했다. 그리고 어떻게 보면 운이 좋은 내야안타로 마음의 짐을 덜었다. 이제 희생플라이, 외야 방면 안타 등이 나오며 정상 궤도로 진입하고 있다. 초반 성적이 극도로 부진했지만 벅 쇼월터 감독은 지속적으로 김현수에 대한 신뢰를 보내고 있다. 김현수는 조급함 없이 지금의 페이스를 계속해서 유지하며 경기력을 끌어올리면 된다.
세 타석 초구 공략의 의미
이날 주목할만한 것은 김현수의 적극적 공략이었다.
김현수는 세 타석에 들어선 후 8회 대타 L.J 호스와 교체됐는데, 이날 들어선 세 타석 모두에서 초구를 때렸다. 중견수 희생플라이-2루 땅볼-우전안타였는데 타구 방향과 상황 등이 그냥 갖다 맞힌 공이 아닌, 초구를 노려친 결과물들이었다.
큰 변화를 짐작할 수 있다. 김현수는 앞선 양키스와의 2연전에서 2개의 안타를 신고하며 마음의 부담을 덜었다. 그리고 13일 하루 휴식을 취했다. 숨가쁘게, 정신없이 달려온 낯선 무대에서의 자신의 모습을 돌이킬 시간이 될 수 있었다.
모든 게 새로운 무대, 여기에 한국을 대표해 잘해야 한다는 압박감이 컸을 것이다. 확실하게 주전으로서의 입지를 다지지 못한 채 시범경기를 맞이한 것도 부담이었다. 그게 타석에서 계속 드러났다. 김현수답지 않게 일단 맞히고 보자는 타격이 이어졌고, 변화구에 무기력한 헛스윙이 나왔다. 그렇게 해서는 이도, 저도 아닌 상황이 만들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을 깨닫고 새롭게 정신무장을 했을 가능성이 높다.
때마침 세 타석 모두 초구부터 스트라이크존으로 공이 들어왔다. 김현수의 방망이가 거침없이 돌아갔다. 세 번째 안타, 두 번째 타점 기록을 떠나 이 변화 자체에 큰 의미가 있다.
한편, 이날 경기 상대 미네소타의 박병호는 하루 휴식을 취해 두 사람의 맞대결이 성사되지는 않았다. 경기는 미네소타가 14대5로 대승했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