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외야의 신구경쟁 어떻게 진행되고 있나

기사입력 2016-03-20 09:55


KIA 타이거즈 외야수 윤정우. 사진제공=KIA 타이거즈.

KIA 타이거즈 오준혁이 19일 두산 베어스전에서 타격하는 모습. 사진제공=KIA 타이거즈

어디를 가나 대체로 그렇다. 베테랑 선수들과 젊은 선수들간의 치열한 생존 경쟁. 궁극적으로 시간은 유망주들의 편이라고 해도, 땅속 깊이 뿌리를 내리고 있는 베테랑 선수를 제치려면 확실한 경쟁력을 갖고 있어야 한다. 감독, 구단 주도의 인위적인 세대교체는 불협화음을 부를 때가 많다. 신구조화. 전문가들은 베테랑 선수의 경험, 젊은 선수들의 패기가 공존하는 팀이 강팀이라고 말한다.

지난 2014년 말 김기태 감독이 부임한 후 KIA 타이거즈는 전력의 빈틈을 메우고, 약한 부분을 강화하는 작업을 진행했는데, 자연스럽게 젊은 선수들에게 많은 기회가 돌아갔다. 선수 구성 특성에 따른 불가피한 시도이기도 했다. 구단 안팎에서 팀 리빌딩이라고 했는데, 생존을 위한 자발적인 변화였다. 눈앞의 성적을 무시하기는 어려웠지만, 팀의 미래를 염두에 둔 세대교체 작업이 이어졌다. 지난 시즌 루키 김호령 등 많은 젊은 선수들이 1군을 경험했다. 일부 선수는 주전급 선수로 성장했다. 리빌딩 작업은 계속된다. 올해는 더욱 치열한 경쟁이 펼쳐질 타이거즈 외야를 주목해야할 것 같다.

김원섭(38)과 김주찬(35) 신종길(33) 나지완(31) 그리고 김다원(31). 지난 몇 년간 KIA 외야를 지켜온 주죽 선수들이고, 타선의 핵심 전력들이다. 공수가 안정적인 베테랑 김원섭은 꾸준했고, 김주찬 신종길 나지완을 빼놓고 공격을 말하기 어렵다. 그런데 여러가지 고려해야할 점이 많다.

김원섭은 건강 문제로 풀타임 출전이 어렵다. 김주찬은 최근 몇 년간 매시즌 부상에 따른 공백이 있었다. 신종길 또한 부상과 부진이 아쉬웠다. 지난해 최악의 부진을 경험한 나지완은 재기를 다짐하고 있지만, 더 지켜봐야하는 상황이다. 오키나와 2군 캠프에서 진행된 연습경기, 3월 시범경기에 꾸준하게 경기에 나서고 있으나 시원한 타격을 하지 못하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젊은 외야수들에게 시선이 쏠린다. 루키 시즌이었던 지난해 중견수로 자리잡은 김호령(24)을 비롯해 한화 이글스 출신의 오준혁(24), 2차 드래프트를 통해 타이거즈에 복귀한 윤정우(28)가 주인공이다.


19일 두산 베어스전 1회 2점 홈런을 때린 김원섭을 맞는 브렛 필. 사진제공=KIA 타이거즈
수비력만큼은 KBO리그 최고 수준. 빠른 발을 활용한 폭넓은 수비가 강점인 김호령은 '공격력 업그레이드'라는 숙제를 안고 있다. 지난해 103경기에 출전해 타율 2할1푼8리(257타수 56안타), 1홈런, 21타점. 출루율 2할7푼4리. 주전 외야수로서 부족한 성적이다. 공격력 강화가 절실한 팀 상황에서 타격 기여도가 떨어진다면, 아무리 수비가 좋아도 입지가 줄어들 수도 있다. '반쪽선수'로 남을 것인지, 아니면 한단계 성장한 모습을 보여줄 것인지 주목받는 프로 두번째 시즌이다.

지난해 시즌 중에 유창식 노수광 김광수와 함께 한화에서 건너 온 오준혁은 이번 시범경기에서 가장 눈에 띄는 선수다. 19일 두산 베어스전까지 8경기에 출전해 3할6푼4리(22타수 8안타), 2홈런, 4타점을 기록했다. 정확성 높은 타격에 장타 능력까지 보여줬다. 시범경기 전 게임에 출전할 정도로 코칭스태프의 관심이 크다. 이전에 비해 수비가 좋아졌다는 평가속에, 기대감이 더 올라갔다. 지금같은 페이스를 이어간다면, 개막전 엔트리 진입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연습경기, 시범경기에 꾸준히 출전해 좋은 모습을 보여준 윤정우 또한 타격 능력이 돋보이는 경쟁력 있는 외야수다. 오준혁과 윤정우는 병역의무까지 마쳤다. KIA 외야 경쟁이 흥미롭다.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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