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상백-정성곤, 선발 탈락 부담 없이 경쟁하라

기사입력 2016-03-21 17:17


12일 수원 케이티위즈파크에서 KBO리그 시범경기 kt 위즈와 SK 와이번스의 경기가 열렸다. kt 엄상백이 마운드에 올라 힘차게 투구하고 있다.
수원=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16.03.12

"4일 쉬고 등판은 거의 없을 것이다."

kt 위즈가 시범경기를 치르며 1군 엔트리 옥석 가리기를 진행중이다. 선발 로테이션 구성도 마찬가지다. 일단, 밴와트-피노-마리몬 외국인 선수 3인은 확정인 가운데 영리한 좌완 정대현까지 유력 후보군으로 분류할 수 있다.

5선발 기준으로 남은 건 1자리. 일단 윤곽은 드러났다. 고졸 신인 2년차 친구 엄상백과 정성곤의 대결로 압축됐다. 하지만 남은 기간 크게 긴장하며 '내가 떨어지면 어쩌지'라고 생각할 필요는 없을 듯 하다. 두 사람 모두 올시즌 kt 마운드의 주축이 될 선수들이기 때문이다.

단순히 희망을 주고자 하는 얘기가 아니다. 조범현 감독의 시즌 구상에 두 사람은 '특별 보호 관리 선수'로 지정돼있어서다.

조 감독은 "관리를 정말 섬세하게 해줘야 한다. 이제 프로 2년차 선수들이다. 잘 던진다고 함부로 썼다가는 올시즌도, 그리고 팀의 미래도 망가질 수 있다. 선수 개인의 불행임은 물론이다"고 했다.

고교 시절 날고 긴다는 선수들도 프로에 들어오면 완전히 딴 세상이다. 먹는 것부터 운동하는 것까지 차원이 다르다. 고졸 신인 선수들이 진정한 프로에 몸을 만드려면 최소 2~3년의 시간은 필요하다는 게 현장의 설명이다. 이 것도 정말 최소로 필요한 시간. 고교시절과 비교해 훨씬 어려운 상대들을 상대로, 자기도 모르게 이를 악물고 던지다 보면 몸에 큰 무리가 갈 수 있다. 실제로 지난해 선발로 제 몫을 해주던 엄상백은 시즌 후반 지친 모습이 역력했다. 구위가 확연히 떨어져 어려움을 겪었었다. 무더운 여름을 효과적으로 잘 넘기지 못한 결과였다.


12일 수원 케이티위즈파크에서 KBO리그 시범경기 kt 위즈와 SK 와이번스의 경기가 열렸다. 선발로 등판한 kt 정성곤이 힘차게 투구하고 있다.
수원=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16.03.12
조 감독은 "아직 힘도, 경험도 부족한 선수들이다. 아마도 선발로 4일 쉬고 또 나가는 경우는 정말 특별한 상황을 제외하고 없을 것"이라고 못박았다. 보통 5선발 체제에서 4~5일 휴식을 취하고 다음 등판을 하는게 보통이다. 화요일 경기 선발로 나선다면 일요일 다시 던져야 한다. 그런데 kt의 5선발 투수가 4~5일 이상의 휴식을 보장받게 된다면, 선발 로테이션이 의도치 않게 흐트러질 수 있다. 그렇기에 kt는 엄상백과 정성곤을 하나의 세트로 묶어 선발 활용을 하는 게 현명할 수 있다. 선수들에게 투구 후 충분한 휴식을 줄 수 있고, 상대팀에 따라 전략적 선발 선택이 가능하다. 엄상백은 우완 사이드암이고 정성백은 좌완 정통파로 유형이 완전히 다르다. 좌타자가 많은 팀이라면 엄상백보다는 정성곤쪽이 호투할 확률이 야구 이론상 높다. 또, 선발 등판 후 1~2경기 덜 부담스러운 릴리프로 던지며 경기 경험과 체력을 쌓는 것도 두 사람에게 나쁜 시나리오가 아니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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