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런 공동1위 kt 김상현 '나 2009년으로 돌아갈래'

기사입력 2016-03-27 08:03


수원=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

kt 위즈 중심 타자 김상현(36)은 2016시즌 KBO리그 시범경기에서 홈런 5개(이하 26일 현재)로 매우 좋은 흐름을 보였다. 타율 3할2푼4리, 9타점. 장타율은 7할9푼4리, 출루율은 3할4푼3리였다.

kt 조범현 감독은 "김상현이 올해 40홈런도 가능하다"고 했다. 최근 만난 조 감독은 "40홈런은 내 바람이다. 김상현이 그 어느 해보다 심적으로 타석에서 여유가 있고, 좋은 감각을 유지하고 있는 건 분명하다"고 말했다.

조 감독과 김상현은 2009년 KIA 타이거즈에서 함께 우승을 일궈냈다. 7년전 김상현은 타율 3할1푼5리, 36홈런, 127타점을 기록했다. LG 트윈스에서 KIA로 이적한 바로 다음해 홈런과 타점 1위를 차지했다. 만년 거포 기대주였던 김상현은 조 감독을 만나면서 가공할 파워를 터트렸다. 하지만 김상현은 2009년의 좋았던 성적을 유지하지 못하고 바로 다음해부터 '평범한' 타자로 돌아갔다. 타석에서 힘만 앞세웠다. 여유없이 조급했고 상대 배터리와의 수싸움에서 자주 당했다. 타율은 2할 초중반을 맴돌았다. 2013년 SK 유니폼을 입으면서 변신을 시도했지만 달라진 건 없었다.

kt 지휘봉을 잡은 조 감독이 2014년말 김상현을 영입했다. 그는 "김상현은 국내에서 최고의 하드웨어(키 1m90)를 갖고 있다. 그 힘은 엄청나다. 또 성실하다. 타석에서의 멘탈만 달라지면 다시 올라갈 수 있다"고 말했다.


삼성 라이온즈와 kt 위즈의 프로야구 시범경기가 15일 구장에서 열린다. kt 김상현이 타격 훈련을 하고 있다.
수원=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16.03.15/
김상현은 2015년 변곡점을 찍었다. 134경기에 출전, 타율 2할8푼, 27홈런, 88타점을 기록했다. 2009시즌 이후 가장 많은 경기, 가장 높은 타율, 가장 많은 홈런을 쳤다. 시즌을 마치고 아주 큰 액수는 아니지만 4년 17억원에 FA 계약도 했다. 조 감독은 "김상현이 다시 여유를 찾은 것 같다. FA 계약 이후 더 안정감을 보인다"고 말했다.

김상현은 2015시즌을 마치고 변신을 시도했다. 그는 전형적인 '잡아당기는 타자'였다. 기술적으로 밀어치는데 약했다. 따라서 투수들은 김상현의 바깥쪽을 집요하게 파고들며 괴롭혔다. 김상현은 "겨울 캠프에서 밀어치는 훈련을 많이 했다. 그러면서 타구의 방향이 좋아졌다"고 말했다.

김상현은 타순 4번 또는 5번에서 이번 시즌을 시작할 가능성이 높다.김상현이 4~5번 중 어디에 들어가더라도 그 앞에는 외국인 타자 마르테가 있을 예정이다. 김상현은 검증된 타자 '마르테 효과'까지 기대할 수 있다.

김상현이 조 감독의 바람대로 40홈런에 근접한다면 홈런왕 타이틀 경쟁도 가능하다. '돌아온 김상사' 김상현이 2009년으로 자신의 '시계 바늘'을 돌릴 수 있을까.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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