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수리호'는 지금 과연 어디로 날아가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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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한화의 초반 부진에 대해 야구계에서는 크게 두 가지 시각으로 바라보고 있다. 하나는 지금 나타나는 모습이 한화의 올시즌 운명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는 관점. 이를 쉽게 표현하면 '빙산의 일각'이라고 할 수 있다. 누적된 팀내의 문제점들이 시즌 초반부터 수면위로 드러났고, 향후 더 큰 위기에 봉착하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러한 관점은 지난해부터 한화를 이끌고 있는 김성근 감독의 경기 운용 방식에 대한 비판론에서 출발한다. '퀵후크'와 '불펜 총투입' '특별 훈련(타격 수비 투구)' '빈번한 대타 및 대주자 등장'같은 김 감독 특유의 경기 운영 스타일이 결국 팀내 데미지를 누적시켜왔고, 그 악영향이 올해 초반부터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는 것. A 방송해설위원은 "김 감독님의 야구에 대한 열정과 방대한 식견은 누구도 부정할 수 없다. 하지만 그걸 선수들에게 적용하고 팀을 끌어가는 방식은 요즘 시대와는 맞지 않는게 아닐까. 특히 한화의 주축은 30대 이상의 중견과 선참 선수들이다. 이들에게 김 감독이 거의 일방향적으로 주입하는 '열정'이 오히려 '피로감'으로 누적되는 듯 하다"고 분석했다. 결국 선수들이 자발적인 역동성을 잃은 채 수동적인 야구를 하고 있고, 그 결과가 현재 나타나고 있다는 지적이다.
사실 현역 감독들 대부분 현재의 성적이나 팀 전력에 대해서는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는다. 적어도 30~40경기 이상 치러본 뒤에야 팀의 진면목이 나타난다는 게 현장의 생각이다. 이런 맥락에서 한화의 현재 부진을 '결과'가 아닌 '과정'의 일환으로 봐야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또한 향후 한화 전력에 플러스 요인이 될 '복귀 자원'이 많다는 점도 낙관론에 힘을 싣고 있다. 기본적으로 에이스인 로저스가 가세한다면 현재 가장 큰 고민인 선발진 난조 문제에 어느 정도 숨통이 트일 수 있다. 여기에 안영명과 이태양까지 선발 로테이션에 들어온다면 많은 문제들이 자연스레 정리될 수 있다. 불펜자원 윤규진 또한 컴백을 눈앞에 두고 있다.
하지만 이런 논리에는 한 가지 큰 허점이 있다. 복귀 자원들이 무조건 좋은 성적을 낸다고 확신할 수 없기 때문. 로저스나 안영명 이태양이 시즌 개막부터 1군에 나오지 못한 건 그만큼 몸상태가 좋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 탓에 시간을 들여 재활을 마무리하고 컴백 준비를 해왔다. 이런 선수들이 1군 컴백 후 곧바로 100% 전력을 쏟아낼 수 있을 지는 미지수다. 비관도, 낙관도 할 수 없다. 그저 결과를 봐야 안다. 만약 이 선수들마저 부진의 늪에 빠지고, 한화가 반등의 실마리를 찾지 못한다면 그 순간 낙관론은 무너질 수 밖에 없다. 과연 한화는, 그리고 김 감독은 반전의 포인트를 찾을 수 있을까.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