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중→우→다시 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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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구 커브를 벼락같이 잡아당겨 좌측 담장을 넘겼다. 박병호는 시즌 첫 2경기 연속 홈런과 멀티히트를 기록했고, 팀내 홈런 1위에 올라섰다. 더불어 좌→중→우로 이동했던 홈런 방향을 다시 좌측으로 끌어왔다.
그런데 박병호는 그 가운데에서도 단연 톱이었다. 국내무대에서 4년 연속 홈런왕이었다. 2년 연속으로는 50홈런 이상을 날렸다. 그건 단순히 박병호의 힘이 좋아서가 아니다. 기술적으로도 최정점에 올라 있었기 때문에 코스과 구종에 아랑곳없이 홈런을 퍼트릴 수 있던 것이다. 그런 모습이 메이저리그 진출 후 시즌 초반에 더욱 정교해졌다. 4개의 홈런이 전방향으로 퍼지고 있는 데서 박병호가 많은 준비를 했고, 현재 기술적으로 최정점에 올라 있다는 걸 알 수 있다.
박병호의 기술적 완성은 타이밍과 배트 콘트롤에서도 알 수 있다. 3호와 4호 홈런이 특히 그렇다. 19일 밀워키전에서 바깥쪽 145㎞ 직구를 밀어쳐 우측 담장을 넘긴 3호 홈런. 박병호가 메이저리그에서 처음으로 직구를 밀어쳐 만든 홈런이다. 앞서 2개의 홈런은 변화구를 공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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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차이점 외에도 3호 홈런은 좀 특이하다. 4개의 홈런 중에서 유일하게 박병호가 임팩트후 팔로스루를 할 때 '투핸드'가 아닌 '원핸드'로 돌렸다. 공을 치는 순간 즉각 오른손을 풀고 왼손만으로 끝까지 스윙을 이끈 것. 이건 바깥쪽 투구 공략에 관한 박병호의 노하우다. 투핸드가 유지될 경우 더 강한 임팩트를 줄 순 있지만, 바깥쪽 공을 칠 때 스윙 궤도가 틀어지거나 타구가 파울이 될 위험이 있다. 박병호는 바깥쪽 공을 치는 순간 이런 부작용을 막으려고 오른손은 배트를 놨다. 수많은 경험과 연구에서 나온 본능적인 습관이 홈런을 만든 것이다. 현지 중계진이나 전문가들은 그래서 이 홈런에 대해 더욱 감탄하고 있다.
4호 홈런도 관찰 포인트가 있다. 직구 타이밍에 맞춰 스윙이 출발했다가 순간적으로 변화구에 맞춰 타이밍을 늦춘 것을 알 수 있다. 이 또한 국내 지도자가 늘 강조하는 변화구 공략 기술이다. LG 양상문 감독은 지난 15일 대전 한화전 때 나온 정주현의 만루홈런에 관해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정말 좋은 타이밍으로 만든 홈런이었다. 직구 타이밍으로 배트가 나왔다가 커브를 치기 위해 잠시 타이밍을 늦춰 정타를 칠 수 있었다. 타격 코치들이 늘 강조하던 부분이 그때 나왔다." 즉, 변화구를 잘 공략에 관해서는 타이밍 변환이 순간적으로 원활하게 이뤄져야 한다는 것. 박병호는 이 부분에 관해서는 이미 천재적 재능을 보여왔다. 타고나기도 했지만, 부단한 연습과 경험을 통해 노하우를 만들었다. 미국에서도 그게 통하고 있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