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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기혁의 활약이 없었다면 kt 위즈의 연패는 더욱 길어졌다?
kt 박기혁이 그 모습을 잘보여줬다. kt는 LG와의 3연전 마지막 경기를 앞두고 3연패였다. 침묵한 방망이가 문제였다. 타격이 되지 않아 연패에 빠지면 타자들이 조급해지고, 상대 투수들의 자신감은 올라간다. 이날 경기 중반까지만 해도 그랬다. kt 타선은 LG 선발 헨리 소사의 구위에 밀려 분위기 싸움에서 압도당했다. 선취점도 LG의 몫이었다. 그런데 0-1로 밀리던 5회초 2사 1, 2루 상황서 박기혁이 소사를 상대로 동점 우중간 2루타를 때려냈다. 뛰어난 수비력에 비해 타격은 조금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는 박기혁이지만, 쉽게 잡을 수 없던 찬스에서 집중력을 발휘했다. 중심타자들도 쉽게 맞히지 못하던 소사의 강속구를 9번타자가 때려내자 팀 분위기가 확 살아났다. 이날 경기 6회 터진 이진영의 도망가는 1타점 적시타, 그리고 7회 김종민의 결승 적시타 장면도 멋졌지만 만약 박기혁이 5회 동점을 만들어주지 못했다면 경기 흐름은 LG와 소사쪽으로 넘어갔을 확률이 매우 높다.
공격 뿐 아니다. 장기인 수비에서도 큰 공을 세웠다. kt는 마무리 장시환이 1점차 상황서 9회 마운드에 올랐다. 위력적인 공을 가져 지난해부터 마무리로 자리잡은 장시환이지만, 아직 마무리로서 경험이 부족하다. 연패를 끊어야 한다는 압박감, 그리고 관중이 많은 잠실구장 분위기에 영향을 받았는지 제구 불안을 노출했다. 그리고 첫 타자를 볼넷으로 내보냈다. kt의 대위기. 하지만 여기서 박기혁이 빛났다. 이천웅의 강한 타구를 몸을 날려 잡아내 2루에서 1루 대주자 황목치승을 잡아냈다. 사실상 2루수와 유격수 사이를 꿰뚫는 강한 안타성 타구였는데, 박기혁이 몸을 던져 글러브로 공을 막아냈다. 그리고 글러브에서 빠져나온 공을 확인한 뒤 침착하게 공을 주워 2루수 박경수에게 토스했다. 젊은 선수였다면 공을 막아놓는 것은 제쳐두고, 글러브에서 빠진 공을 급하게 처리하려다 실수할 가능성이 높은 장면이었는데 박기혁은 침착하게 대처를 했다. 만약, 이 상황에서 2루주자가 살아 무사 1, 2루가 됐다면 kt의 연패는 더 길어졌을 지 모른다. 이 아웃카운트 1개로 장시환이 마음의 안정을 얻어 승리를 지켰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