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애틀 이대호 5호 홈런 폭발, 주전 1루수 넘본다

기사입력 2016-05-11 16:18


꾸준한 기회와 신뢰가 '빅맨'의 배트를 춤추게 했다. 메이저리그 시애틀 매리너스의 이대호(34)가 선발출장 경기에서 시즌 5호 홈런을 터트렸다.


◇시애틀 매리너스의 이대호(왼쪽)가 11일 미국 워싱턴주시애틀 세이프코필드에서 열린 탬파베이 레이스와의 홈경기에 7번 1루수로 선발 출전해 3-2로 앞선 4회말 무사 1, 2루 때 3점 홈런을 날렸다. 홈런을 친 뒤 홈으로 들어온 이대호가 동료들과 하이파이브를 나누며 기뻐하고 있다. ⓒAFPBBNews = News1
이대호는 11일(한국시각) 미국 워싱턴주 시애틀 세이프코필드에서 열린 탬파베이 레이스와의 홈경기에 7번 1루수로 선발 출전했다. 4연속 선발 출전이다. 원래 이대호는 올해 주전 1루수 애덤 린드에 밀려 백업이나 플래툰 시스템에 따라 경기에 나오고 있었다. 하지만 최근 입지가 조금 향상됐다. 덕분에 지난 8일 휴스턴 애스트로스전 이후 4경기 연속 선발 출전 기회를 얻었다. 이날 경기도 상대 선발이 좌완 드류 스마일리였지만, 굳이 플래툰 시스템의 영향으로 볼 필요는 없다. 이대호에 대한 벤치의 기대감이 반영된 선발 기회였다.

이런 기회는 이대호의 스윙을 더 강하게 만들었다. 이대호는 3-2로 앞선 4회말 무사 1, 2루 때 두 번째 타석에 나와 호쾌한 3점 홈런을 터트리며 팀 승리에 힘을 보탰다. 볼카운트 1B2S에서 스마일리가 던진 시속 80마일(약 129㎞)의 커터를 절묘하게 밀어쳤다. 완전히 바깥쪽으로 높게 들어온 공이었는데, 이대호는 마치 도끼로 나무를 찍듯이 공을 때렸다. 타구는 강한 반발력을 얻어 오른쪽 담장 뒤로 순식간에 넘어갔다. 비거리 116m짜리 3점 홈런이다.

이로써 이대호는 지난 5일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전 이후 6일 만에 시즌 5호 홈런을 달성했다. 당시 이대호는 연타석으로 3, 4호 홈런을 날린 바 있다. 이 홈런 덕분에 이대호는 최근 3경기 연속 안타 행진도 이어갔다. 이날 4타수 1안타(1홈런) 3타점을 기록한 이대호의 시즌 타율은 2할8푼3리로 약간 낮아졌다. 하지만 시즌 타점은 9개로 늘어났다.

이에 앞서 이대호는 1회말 2사 3루 때는 헛스윙 삼진을 당했다. 이어 6회 상대 구원투수로 나온 좌완 에니 로메로를 상대해서는 중견수 뜬공으로 물러났다. 6-4가 된 8회말 2사 1루 때는 상대 세 번째 투수 라이언 웹과 상대해 3루 땅볼로 아웃됐다. 그래도 워낙 4회말의 홈런포가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이대호가 홈런을 치자 시애틀 스콧 서비스 감독은 덕아웃에서 환한 미소를 지으며 박수를 쳤다. 이대호의 팀내 입지가 한층 강해졌다는 걸 단적으로 보여주는 장면이다.

실제로 이대호는 현재 실력으로 린드를 압도하고 있다. 플래툰 시스템의 영향으로 훨씬 적은 출전 기회를 얻고 있음에도 기록면에서 더 뛰어나다. 린드는 올해 26경기에 출전해 타율 2할1푼2리(85타수 18안타)에 1홈런 5타점을 기록했다. 반면 이대호는 린드보다 7경기나 적은 19경기에 나오고서도 타율 2할8푼3리(46타수 13안타)에 5홈런 9타점을 기록 중이다. 린드보다 39타수나 적었지만, 안타는 불과 5개밖에 뒤지지 않는다. 오히려 홈런과 타점이 각각 4개나 더 많다. 실력 면에서 훨씬 뛰어난 기량을 보여주고 있다. 이런 추세가 계속 이어진다면 이대호의 출전 기회는 더욱 늘어날 수 있다. 자연스럽게 1루의 주인도 바뀔 가능성이 예상된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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