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벽한 신고식 두산 고원준, 비결은 체인지업같은 투심

최종수정 2016-06-03 21:15
고원준
고원준이 3일 잠실 SK 와이번스전에서 공을 던지고 있다. 사진제공=두산 베어스


롯데 자이언츠 그 고원준이 맞나.

노경은과 1대1 트레이드로 두산 유니폼을 입은 고원준이 기대 이상의 피칭을 했다. 고원준은 3일 잠실 SK 와이번스전에서 5이닝 3안타 1실점하며 팀의 4대1 승리를 이끌었다. 76개의 공을 던지는 동안 볼넷은 2개, 삼진이 4개였고 맞혀 잡는 피칭으로 상대 타선을 잠재웠다.

예상치 못한 등판이었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앞서 "고원준을 일요일(5일) 내보낼 수 있다"고 했고, "불펜 자원으로 보고 있다"고 했다. 하지만 이날 선발로 예정된 더스틴 니퍼트가 등 담증세를 호소하면서 갑작스럽게 마운드에 올랐다. 주중 창원 NC 다이노스전에서는 진야곱과 이현호가 등판했기에 고원준 밖에 던질 수 있는 자원이 없었다.

그러나 흔들리지 않았다. 실점 장면은 3-0으로 앞선 5회뿐이었다. 그는 2사 후 고메즈를 스트레이트 볼넷으로, 최승준을 몸에 맞는 공으로 내보냈다. 2사 1,2루. 후속 김상현에게 중전 적시타를 맞았다. 볼카운트 1B2S에서 투심 패스트볼을 몸쪽으로 잘 붙였는데, 그 공을 김상현이 기술적으로 밀어쳤다. 3-1. 하지만 박재상을 2루수 땅볼로 처리하고 실점하지 않았다. 6회부터는 오른손 불펜 윤명준에게 바통을 넘겼다.

대체적으로 흠 잡을 데 없는 피칭이었다. 1회 3자 범퇴, 2회 안타 1개, 3회 1안타 1볼넷을 허용한 뒤 병살타, 4회 3자 범퇴, 5회 1실점이었다. 일단 선두 타자를 잡아내고 볼넷을 남발하지 않으면서 볼카운트 싸움에서 우위를 점했다. 또 직구 최고 스피드가 142㎞로 아주 빠른 편은 아니었지만 커터 느낌의 슬라이더(29개) 투심(15개) 커브(6개) 체인지업(2개) 등 5가지의 구종을 효과적으로 던졌다. 박정원 구단주가 포수 뒤 쪽에서 지켜보는 가운데, 모든 공들이 스트라이크 존 근처에서 형성됐다.

무엇보다 투심의 움직임이 좋았다. 홈플레이트 근처에서 살짝 휘기도, 상당한 낙폭을 보이며 휘면서 떨어지기도 했다. 두산 전력분석 팀도 "잡고 있는 그립은 투심이지만, 움직임은 거의 체인지업과 같았다. 원래 제구가 좋은 투수로 알고 있었는데, 시종일관 마운드에서 안정감을 보였다"고 밝혔다. 아울러 "템포도 빨랐다. 주자가 없을 때 빠르게 승부에 들어가면서 주도권을 갖고 경기했다"고 덧붙였다.

고원준은 지난 1일 두산 유니폼을 입고 취재진과 만나 "보직을 떠나 어디에서든 내 실력을 보여주고 싶다"고 했다. 또 "그동안 잔부상이 많았다. 시즌 동안 잔부상 없이 마운드에 서고 싶다"고 했다. 일단 첫 단추는 잘 꿰었다. 니퍼트는 물론, 안방마님 양의지(왼 발목 염좌)에다 오재일(옆구리)까지 아픈 두산도 큰 고비 넘겼다.

잠실=함태수 기자 hamts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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