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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자이언츠 그 고원준이 맞나.
예상치 못한 등판이었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앞서 "고원준을 일요일(5일) 내보낼 수 있다"고 했고, "불펜 자원으로 보고 있다"고 했다. 하지만 이날 선발로 예정된 더스틴 니퍼트가 등 담증세를 호소하면서 갑작스럽게 마운드에 올랐다. 주중 창원 NC 다이노스전에서는 진야곱과 이현호가 등판했기에 고원준 밖에 던질 수 있는 자원이 없었다.
그러나 흔들리지 않았다. 실점 장면은 3-0으로 앞선 5회뿐이었다. 그는 2사 후 고메즈를 스트레이트 볼넷으로, 최승준을 몸에 맞는 공으로 내보냈다. 2사 1,2루. 후속 김상현에게 중전 적시타를 맞았다. 볼카운트 1B2S에서 투심 패스트볼을 몸쪽으로 잘 붙였는데, 그 공을 김상현이 기술적으로 밀어쳤다. 3-1. 하지만 박재상을 2루수 땅볼로 처리하고 실점하지 않았다. 6회부터는 오른손 불펜 윤명준에게 바통을 넘겼다.
대체적으로 흠 잡을 데 없는 피칭이었다. 1회 3자 범퇴, 2회 안타 1개, 3회 1안타 1볼넷을 허용한 뒤 병살타, 4회 3자 범퇴, 5회 1실점이었다. 일단 선두 타자를 잡아내고 볼넷을 남발하지 않으면서 볼카운트 싸움에서 우위를 점했다. 또 직구 최고 스피드가 142㎞로 아주 빠른 편은 아니었지만 커터 느낌의 슬라이더(29개) 투심(15개) 커브(6개) 체인지업(2개) 등 5가지의 구종을 효과적으로 던졌다. 박정원 구단주가 포수 뒤 쪽에서 지켜보는 가운데, 모든 공들이 스트라이크 존 근처에서 형성됐다.
고원준은 지난 1일 두산 유니폼을 입고 취재진과 만나 "보직을 떠나 어디에서든 내 실력을 보여주고 싶다"고 했다. 또 "그동안 잔부상이 많았다. 시즌 동안 잔부상 없이 마운드에 서고 싶다"고 했다. 일단 첫 단추는 잘 꿰었다. 니퍼트는 물론, 안방마님 양의지(왼 발목 염좌)에다 오재일(옆구리)까지 아픈 두산도 큰 고비 넘겼다.
잠실=함태수 기자 hamts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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