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트윈스 간판타자 박용택은 지난 주말 아찔한 경험을 했다. 3일 수원 kt 위즈전에서 8회 상대투수 심재민이 던진 직구에 머리를 강타당해 곧바로 병원에 이송됐다. 다행히, 큰 부상은 피했다. 박용택은 머리 안쪽 부상을 따로 없고, 맞는 순간 충격에 목 부위 근육통이 찾아와 나머지 주말 경기를 쉬었다.
그렇게 홈 잠실에 돌아왔다. 7일 삼성 라이온즈전을 앞두고 만난 박용택은 많이 안정을 찾은 모습. 박용택은 당시를 돌이키며 "심재민의 최근 공이 매우 빨라졌더라. 정통으로 맞았다. 평소 잠이 많이 없는 편인데, 지난 며칠간 나도 모르게 쓰러져 잠이 들었다"며 사구 후유증을 설명했다. 박용택은 이어 "그래도 큰 이상이 없어 정말 불행 중 다행이다. 프로 선수로 몸쪽 공에 대한 두려움은 당연히 떨쳐내야하는 것이지만, 당분간 좌완 투수가 직구를 던지면 아무래도 심리적 위축이 있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
◇선수들이 보통 착용하는 일반 헬멧. 사진=김 용 기자
박용택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헬멧까지 교체했다. 최근에는 선수들이 덥고, 무거운 걸 피해 경량화 된 헬멧을 많이 착용하고 있다. 박용택도 대세를 따랐다. 하지만 헬멧 안쪽 보호 스펀지가 두꺼운 구형 헬멧을 다시 구했다. 사람이기에 느낄 수 밖에 없는 공에 대한 두려움을 이겨내기 위한 심리적 안정 장치다. 박용택은 "헬멧이 조금 더 타이트하게 끼고, 덥기도 하겠지만 앞으로는 이 헬멧을 착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양상문 감독도 박용택의 마음을 알았는지 이날 경기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하는 배려를 했다. 양 감독은 "상대 투수가 좌완(차우찬)이라 오늘까지 선발에서 빼줬다. 경기 후반에는 대타로 나설 수 있고, 내일 경기에는 선발 출전이 가능할 것 같다"고 했다. 삼성의 8일 선발은 우완 정인욱이 예정돼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