꼴찌 한화 기세 어디까지, 두번째 5연승 의미

기사입력 2016-06-07 21:46


한화가 7일 KIA를 누르며 시즌 두번째 5연승을 달성했다. 탈꼴찌 가능성도 높였다. 사진 제공=한화 이글스

한화의 기세가 무섭다. 여전히 꼴찌지만 리그 전체에 회오리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한화는 7일 KIA를 상대로 5대3으로 승리하며 시즌 5연승에 성공했다. 지난주 8년만에 5연승을 달성한 지 1주일이 안돼 또 다시 5연승이다. 최근 11경기에서 10승1패. 중위권 순위는 혼전양상, 탈꼴찌는 가시권이다. 몇주 전만 해도 사상 첫 100패가 언급되던 팀이라고는 믿기 힘들다.

7일 경기에서 한화의 힘을 엿볼 수 있었다. 선발 윤규진의 호투와 연속안타를 통한 응집력, 로사리오의 쐐기 장타까지 삼박자가 척척 맞았다.

표면적으로 보면 한화 마운드는 비상사태다. 에이스 로저스는 지난해와 같은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지난 주말 삼성전에서는 팔꿈치 통증으로 마운드를 스스로 내려갔다.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된 상태다. MRI 촬영결과 어깨 염증이 발견됐다. 휴식이 우선이다. 여기에 또다른 외국인투수 마에스트리는 여전히 1군 무대에서 사라진 상태. 7일 1군 선수단에 합류했지만 등판과 실질적인 힘보태기 시기는 알 수 없다. 이 와중에 지난 2일 장민재의 7이닝 1실점 선발승과 윤규진의 두 차례 호투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윤규진은 지난 1일 선발로 나서 패배를 기록했지만 5이닝 2실점의 의미있는 피칭을 했다. 7일 경기에서는 5이닝 동안 8탈삼진 1실점으로 시즌 3승째(1패), 팀의 5연승 다리를 놓았다.

송창식-권혁-정우람 필승조는 피로가 가중되는 상황에서도 흔들림없이 승리를 지켜내고 있다. 전천후 출격이 가능한 심수창의 존재감도 대단하다. 시즌이 무르익을수록 어깨가 더 무거워질 것이라는 예상을 비웃기라도 하듯 페이스를 더욱 끌어올리고 있다. 이날도 한화는 송창식이 2⅔이닝 1실점(홀드), 권혁이 ⅓이닝 1실점(홀드), 심수창이 1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아내며 세이브를 챙겼다.

정근우-이용규 테이블세터에 김태균-로사리오의 K-R 타선은 타점 쓸어 담기 바쁘다. 송광민도 팔꿈치 피로누적에서 건강하게 복귀했고, 양성우 하주석도 그냥 쉬어가는 하위타선이 아니다. 3회말에는 3안타와 희생플라이를 집중시키며 한꺼번에 3점을 만들어냈다. 달라진 한화다.

김성근 감독은 7일 경기에 앞서 이례적인 언급을 했다. "예전에는 조마조마하고 걱정이 됐는데 이제는 '선수들이 잘해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완전히 믿고 맡기는 것은 아니지만 한화의 투타 힘이 예전과는 다르다는 것을 확인시켜줬다. 김 감독은 "타자는 이제 올 선수들이 모두 왔다"고 말했다. 송광민을 3번에 넣을지, 김태균을 3번에 넣을 지 유동적으로 고민한다. 이날 경기에서 송광민은 전날까지 KIA선발 헥터를 상대로 4할타율(5타수 2안타)을 기록중이었다. 송광민은 3회 1사 1,3루에서 선제 1타점 적시타를 때려내 감독의 승부수에 화답했다. 로사리오는 6회말 KIA가 1점을 따라붙자 좌중월 장외홈런포를 터뜨리며 시즌 11호를 기록했다. 140m 홈런은 2001년 롯데 펠릭스 호세 이후 15년만이었다. 한화는 KIA가 8회초 김주찬의 2타점 3루타로 4-3까지 추격하자 8회말 8번 차일목이 좌월 1점홈런(시즌 2호)을 때려 다시 달아났다.

반전의 시작은 타선이었지만 점차 마운드가 기대이상의 집중력을 발휘하고, 때로는 타선과 마운드가 적절한 하모니까지 만들어 낸다. 한화가 폭퐁같은 한주를 보낸다면 지금까지와는 전혀다른 리그 지형도를 보게될 전망이다.
대전=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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