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정적 순간]4회 필 병살타, 한화선발 윤규진 살렸다

기사입력 2016-06-07 21:58


◇한화 윤규진. 7일 5이닝 8탈삼진 1실점으로 시즌 3승째(1패)를 따냈다. 4263일만의 값진 선발승이었다. 스포츠조선 DB

7일 대전 KIA전에 선발 등판한 한화 선발 윤규진은 3회까지는 '인생투'였다. 1회 2탈삼진, 2회 3탈삼진, 3회 2탈삼진을 곁들이며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4연승을 기록중이던 한화 타선은 여전히 뜨거웠다. 3회말 3번 송광민의 1타점 적시타, 4번 김태균의 1타점 적시타, 5번 로사리오의 희생플라이로 3득점을 했다.

한결 어깨가 가벼워진 윤규진은 순항이 예상됐지만 4회초 선두타자 3번 김주찬에게 일격을 허용했다. 좌월 1점홈런. 커브가 높았다. KIA는 3-1로 따라붙고, 문제는 다음타자였다. 여차하면 하루를 쉰 한화 불펜이 총동원될 수 있었다. 4번 나지완에게 볼넷. 불안 불안했다. 5번 이범호에게는 잘맞은 타구가 큼지막한 타구가 좌익수 정면으로 빨려 들어갔다. 볼은 높게 제구되고 정타가 계속나왔다. 1사 1루에서 KIA 6번 필이 타석에 들어섰다. 초구는 볼, 2구째는 슬라이더가 살짝 가운데로 몰렸다. 힘찬 스윙과 함께 볼이 빠르게 외야로 날아올랐다. 파울이 됐지만 좌측 관중석을 넘어가는 장외 파울홈런이었다. 한화 불펜에서는 슬슬 몸을 푸는 선수들 모습이 보였다. 권혁과 송창식 등필승조가 출전 채비를 서두르고 있었다. 윤규진이 필을 상대로 던진 세번째 공 역시 슬라이더였다. 필은 방망이를 휘둘렀으나 힘없는 투수앞 땅볼. 바운드된 볼을 잡아든 윤규진은 2루로 던져 1루주자 나지완을 포스아웃시켰고, 한화 2루수 정근우는 1루로 송구, 더블플레이를 완성시켰다. 이닝 종료.

윤규진은 강판 위기에서 벗어나 5회에도 마운드에 올라 무실점 피칭을 이어갔다. 경기전 한화 김성근 감독은 "불안하다기 보다 타자들도 그렇고 투수들도 그렇다. '잘 되겠지'라는 마음이 든다"고 했다. 여유를 찾은 듯 보였다. 하지만 결정적 순간에서 필이 적시타를 때렸다면 윤규진은 크게 흔들렸을 것이고, 2004년 10월 5일 KIA전 이후 4263일만의 선발승도 물거품이 될 수 있었다. 한화가 4연승을 기록중이라고 해도 아직 갈길이 멀고 한화벤치가 경기를 느긋하게 지켜보기엔 너무 아쉬운 한판이었다. 한화는 자신들을 상대로 완봉승을 거두고 2경기 17이닝 동안 평균자책점 1.06을 기록한 헥터를 상대로 초반에 3점을 뽑은 상태였다. 윤규진은 스스로 값진 선발승을 지켜냈다. 한화는 결국 5대3으로 승리했다. 4회 필로부터 얻어낸 병살타는 윤규진에게는 의미있는 볼 하나였다. 윤규진은 경기후 "선발승이 언제였는지 기억조차 못하겠다. (차)일목이형 리드가 좋았다. 포수 리드가 좋아 삼진이 많았다. 등판하면 몇 이닝 몇개를 정하기 보다는 꾸준히 좋은 모습 보이겠다"고 말했다.
대전=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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