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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선발 장원삼에게는 악몽의 1회였다.
장원삼의 출발도 좋지 않았다. 선두타자 헥터 고메즈에게 볼넷을 내줬다. 그리고 김성현에게 좌전안타를 허용, 무사 1, 2루의 위기를 맞았다.
장원삼은 노련했다. 김강민을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흐름을 끊는 듯 했다.
두 차례 헛스윙을 유도했다. 0B 2S의 절대적 유리한 카운트. 경험이 부족한 최승준, 변화구 구사능력이 뛰어난 장원삼의 능력을 고려하면 병살타를 유도, 무실점으로 끝낼 수도 있었다.
그리고 회심의 안쪽 패스트볼이 스트라이크로 선언되지 않았다. 최승준은 전혀 반응하지 못했다. 하지만, 스트라이크 존을 살짝 벗어난 공이었다.
결국 최승준에게 밀어내기 볼넷을 허용했다. 이때까지만 해도 괜찮았다. 노련한 장원삼은 박재상을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위기를 벗어나는 듯 했다.
타석에는 부진한 최 정이 들어섰다. 7번까지 타순이 떨어진 최 정은 심기일전, 우중간의 날카로운 타구를 날렸다. 우익수 정면이었다. 그런데 배영섭이 슬라이딩 캐치를 하는 타이밍이 애매했다. 게다가 워낙 잘 맞은 타구는 배영섭 앞에서 뚝 떨어졌다. 결국 최 정의 타구는 배영섭의 글러브에 맞고 굴절, 싹쓸이 3루타가 됐다. 배영섭의 수비가 아쉽긴 했지만, 워낙 잘 맞은 타구였다. 기록은 안타 처리가 됐고, 실제 실책보다는 안타에 가까운 타구였다.
순식간에 4-0. 여기에서 끝나지 않았다. 이재원이 '김'이 빠진 장원삼의 몸쪽 패스트볼(139㎞)을 통타, 좌측 담장을 넘기는 투런 홈런을 만들어냈다.
6-0. 이날 주전 포수 마스크를 쓴 김민식이 2사 후 주자 없는 상황에서 우선상 2루타를 터뜨렸다. 고메즈와 김성현의 연속 안타, 그리고 김강민의 좌중간 2루타가 터졌다.
스코어는 8-0까지 벌어졌다. 삼성 류중일 감독은 장원삼을 교체하지 않았다. 결국 장원삼은 정의윤을 우익수 플라이로 처리하면서 기나긴 1회가 끝났다. 투구수만 무려 58개였다.
장원삼 입장에서는 너무나 힘들었던 '1회 악몽'이었다. 대구=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