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허탈→속전속결, 비가 만든 광주 풍경

기사입력 2016-06-15 21:55


15일 KIA와 두산이 모두 우천 취소를 원했지만, 경기는 9회말까지 진행됐다. 사진제공=KIA 타이거즈

"구름이 없네요."

15일 KIA 타이거즈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가 열린 광주구장. 양 팀 선수들은 경기 전 하늘만 쳐다봤다. 전국적으로 비가 올 것이라는 예보와 달리 점차 맑아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한 동안 내리기는 했다. 오후 4시10분 두산 훈련이 막 시작되는 순간, 쏟아졌다. 하지만 그게 끝이었다. 오후 5시 이후 잠잠해졌다. 결국 경기가 시작됐다.

우천 취소를 잔뜩 기대한 KIA와 두산 선수들은 허탈해 했다. 두 팀 모두 우천 취소를 바라고 있던 상황이었다.

KIA는 이번 3연전을 포함해 2주간 일정이 만만치 않다. 14~16일 두산과, 17~19일 LG와, 21~23일 롯데와, 24~26일 NC를 상대하는 스케줄이다. 팀 분위기가 좋지 않은 가운데, 1위 팀을 피하고 싶은 게 솔직한 마음일 것이다. 현재 KIA 전력은 완전치 못하다.

잘 나가는 두산이라고 다를 건 없었다. 쉼 없이 달려오며 야수들이 지쳤기 때문이다. 전날까지 두산은 삼성, SK, kt와 함께 가장 많은 61경기를 치렀다. 2위 NC보다 4경기 많다. 김태형 두산 감독도 "이 타이밍에서 한 경기 쉬어가면 더 없이 좋을 것 같다"고 했다.

하지만 하늘은 양 팀 선수들의 마음을 외면했다. 1회말 잠깐 내리긴 했으나, 경기를 중단시킬 정도는 아니었다. 5회에도 갑자기 쏟아졌지만, 금세 그쳤다. 통상 이럴 경우, 선수들은 제 실력을 온전히 발휘하기 힘들다. 컨디션 조절에 애를 먹을 수밖에 없고 몸에 힘이 빠진다고 한다.

그렇게 동일한 조건에서 9회까지 치른 경기. 두산 집중력이 KIA에 앞섰다. 두산은 1-2로 뒤진 6회초 임준혁을 두들겨 4점을 뽑아냈다. 선두 타자 민병헌의 중월 2루타, 김재환의 중전 적시타로 동점을 만들었다. 1사 후엔 오재원의 우전 안타로 1,3루를 만든 뒤 허경민이 우전 적시타로 결승 타점을 올렸다. 또 계속된 1사 1,2루에서 박세혁이 싹쓸이 우월 2루타를 폭발했다. 두산은 9회에도 쐐기점을 뽑아 *대*으로 승리했다.


3연승을 달린 두산은 44승1무17패로 잠실 LG전이 우천 취소된 NC와의 승차를 4.5경기로 벌렸다. KIA는 4연패에 빠졌다.

광주=함태수 기자 hamts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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