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위타선의 반란, 최 정과 이재원 반등계기될까

기사입력 2016-06-15 22:13


롯데 자이언츠와 SK 와이번스의 2016 프로야구 경기가 7일 인천 SK 행복드림구장에서 열렸다. 1회말 2사 SK 이재원이 좌월 투런포를 치고 들어오며 축하를 받고 있다.
인천=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16.06.07/

롯데 자이언츠와 SK 와이번스의 2016 프로야구 경기가 9일 인천 SK 행복드림구장에서 열렸다.
7회말 2사 SK 최정이 삼진 아웃을 당한 후 허탈해하고 있다.
인천=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16.06.09/

SK 최 정과 이재원은 더 이상 내려갈 곳이 없었다.

붙박이 3번 타자였던 최 정은 결국 14일 대구 삼성전에서 7번 타자까지 내려갔다. 극심한 타격 부진 때문이었다. 15개의 홈런은 준수하지만, 타율 자체가 너무 낮았다. 14일까지 2할4푼7리였다.

득점권 타율은 더욱 빈약했다. 14일까지 6푼5리에 불과했다. 결국 영양가가 없었다. 전성기 시절 승부처에서 언제든지 터질 수 있었던 이미지는 점점 빈약해졌다.

이재원 역시 2할5푼8리, 4홈런에 불과했다.

그렇다고 두 선수를 1군에서 제외할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SK 김용희 감독은 두 선수를 하위 타순에 배치했다. 중심 타선의 부담감이라도 덜어주기 위한 배려였다.

14일 최 정은 4타수 무안타에 그쳤다. 이재원은 4타수 1안타였다. SK 타선은 답답했다. 두 선수 뿐만 아니라 4번 정의윤과 시즌 전 톱 타자로 낙점된 이명기마저 부진한 상황이었다. 결국 타선의 핵심이 사라지면서, 팀 타선 자체가 약화됐다. SK가 타격의 대부분 지표에서 최하위권을 면치 못하는 핵심적 이유였다.

15일 일단 반전의 계기가 생겼다. 최 정과 이재원이 각각 5타점, 10타점을 합작했다. 1회 최 정은 대량득점의 발판을 마련한 싹쓸이 3루타를 쳤다. 그리고 4회에도 2타점 적시타를 터뜨렸다. 5타점 자체가 영양가 만점이었다.

이재원 역시 1회 투런홈런과 7회 쐐기를 박는 스리런 포로 타격감을 끌어올렸다.


하위 타순에 배치된 두 선수의 반전은 확실히 의미가 있다.

정교함과 장타력을 동시에 갖춘 두 선수는 해결사 능력을 가지고 있다. 기본적인 기량이 있는 선수들이다.

타격 부진에는 여러가지 이유가 있다. 최 정의 경우, 비거리를 늘리기 위해 타격 메커니즘을 몇 년에 걸쳐 바꾸고 있다. 이 과정에서 스윙의 폭은 자연스럽게 커졌다. 때문에 슬럼프에 빠질 경우, 그 간극을 줄일 수 있는 격차가 늘어날 수 밖에 없는 타격 메커니즘이 형성됐다. 장타력은 향상됐지만, 그만큼 정교함과 타격의 평균치를 갉아먹을 수 있다.

이재원은 주전 포수에 대한 부담감이 작용하고 있다. 물론 이재원 입장에서 주전 포수는 놓칠 수 없는 자리다. 풀타임 첫 해인 올 시즌 타격에 대한 부작용이 나타날 가능성은 분명, 인지하고 있었다.

이재원은 스스로 "체력적 부담감은 없다"고 했다. 그러나, 은연 중에 타격감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이재원 스스로가 적응하면서 극복해야 할 문제다. SK 코칭스태프 역시 이재원의 체력적 부담감에 대해 철저하게 관리하는 부분이 있다.

여기에 두 선수 모두 저조한 팀 타격에 대한 심리적 부담감이 극심하다. 결국 전환점이 필요했다.

15일 대구 삼성은 그래서 의미가 있다. 두 선수 모두 5타점을 터뜨렸다. 분명, 일시적일 수 있다. 하지만 반등의 전환점이 될 가능성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SK 김용희 감독은 경기가 끝난 뒤 "팀 전체적으로 타격감을 올릴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했다. 최 정과 이재원이 부활하면, 정의윤과 이명기 역시 마음의 부담을 덜고 타격 페이스를 회복할 여지가 생기는 효과가 있다.

최 정과 이재원의 하위 타선 반란은 일시적일까. 반등의 계기가 될까. 대구=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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