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천 빗나간 광주경기, 김기태 감독의 고민은

기사입력 2016-06-22 19:28


22일 광주 롯데전이 정상적으로 열림에 따라 KIA는 임준혁의 선발 기용을 고민해야 할 처지가 됐다. 스포츠조선 DB

22일 광주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와 롯데 자이언츠의 경기.

남해안에 머물러 있는 장마전선의 영향으로 광주 지역에도 이날 오전 10시경부터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장마철이 시작된 만큼 이날 경기는 열리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경기 시작 1시간 전인 오후 5시30분 비구름이 물러가면서 상황이 바뀌었다.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 경기장 요원들이 내야를 덮었던 방수포를 걷어내고 운동장을 정비했다. 비는 더이상 내리지 않고 정상적으로 경기가 시작됐다.

하지만 경기전 KIA 김기태 감독은 고민이 깊었다. 엔트리 조정 때문이었다. 김 감독은 이날 아침 경기가 취소될 것으로 예상, 최근 부진이 이어지고 있는 임준혁을 말소하고 투수 곽정철을 올리려 했다. 하지만 비 상황이 애매했다. 엔트리 제출 마감시간인 오후 4시30분 이전 경기 취소가 확정될 경우 임준혁과 곽정철을 조정하겠지만, 경기 시작 즈음 비가 그친다는 예보 때문에 계획을 강행할 수 없었다. 이날 경기 감독관을 맡은 김시진 경기운영위원도 경기 시작 전이라도 비가 그치면 운동장 정비 후 경기를 열 수 있다고 했다.

결국 김 감독은 경기가 열린다는 것을 전제로 임준혁은 그대로 엔트리에 남겨둘 수 밖에 없었고, 곽정철의 자리를 위해 외야수 오준혁을 빼야 했다. 전날 선발로 등판한 임준혁은 이번 주 우천 취소경기가 발생하지 않을 경우 로테이션상 일요일 즉, 오는 26일 NC 다이노스전에 나가야 할 지도 모르기 때문이었다. 반대로 이날 경기가 취소됐다면, KIA는 임준혁 없이도 목요일부터 일요일 선발을 모두 채울 수 있었다. 양현종, 헥터, 지크, 정동현 순으로 돌리면 되기 때문이다.

김 감독의 고민은 여기에서 그치지 않는다. 임준혁을 계속해서 선발로 써도 되느냐를 놓고 상황을 주시해야 한다. 김 감독은 이날 경기를 앞두고 "준혁이가 NC을 상대로는 힘들 것 같은데"라며 걱정어린 목소리를 냈다.

임준혁은 전날 롯데전서 2이닝 동안 5안타, 1볼넷을 내주고 5실점했다. 손아섭에게는 만루포를 얻어맞기도 했다. 지난 15일 두산 베어스전에서 5⅓이닝 9안타 5실점으로 패전을 안은데 이어 2경기 연속 부진했다. 지난 4월 23일 왼쪽 종아리 타박상으로 재활군으로 내려갔다 지난 9일 복귀한 임준혁은 9승을 올렸던 지난해 구위를 아직 찾지 못하고 있다. 그렇다고 임준혁을 대신할 선발 후보가 준비된 것도 아니다.

결국 이날 롯데전이 정상적으로 개최됨에 따라 김 감독은 일요일 선발을 놓고 고민을 거듭해야 하는 상황이다.
광주=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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