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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외국인 투수의 첫 등판은 패전이었다. 그러나 분위기는 오히려 더 좋아졌다.
최고 153㎞의 직구와 컷패스트볼, 커브 등 3가지 구종으로 승부를 했다. 초반엔 직구로만 LG 타자를 공략했고, 이닝이 늘어나며 변화구를 섞었다.
1-0으로 앞선 2회말 1사 1,2루서 8번 박재욱의 타구를 직접 잡아 병살 기회가 왔지만 1루로만 던지면서 2사 2,3루가 됐고, 곧이은 9번 정주현에게 좌중간 2루타를 맞아 2실점했고, 타선이 터지지 않아 1대2로 패하며 아쉽게 패전투수가 됐다. 1패를 했지만 맥그레거의 피칭은 앞으로 기대감을 갖기엔 충분했다.
독립리그에서 뛴 투수가 남은 기간 동안 15만달러에 온다는 것에 많은 팬들이 그의 실력에 대해 반신반의했던게 사실. 그러나 의심은 첫 등판만으로 기대감으로 바뀌었다.
올시즌 외국인 투수 3명이 교체됐다. 부진과 부상으로 방출된 벨레스터를 대신해 지난달 새롭게 온 삼성의 아놀드 레온은 시즌 중에 왔음에도 50만달러라는 거액을 받았다. 삼성을 상승세로 바꿔줄 것으로 기대감이 컸지만 첫등판이었던 5월 26일 대구 KIA전서 5이닝 동안 12안타를 맞고 8실점하며 한국 타자들에게 뭇매를 맞았다. 그러고는 어깨 통증을 호소하며 2군으로 내려갔고 아직 소식이 없다.
한화는 마에스트리 대신 데려온 카스티요가 25일 롯데전서 7이닝 동안 4안타 1실점의 호투로 성공적인 등판을 했다. 최고 159㎞의 빠른 공을 뿌렸다. 구위로 상대 타자를 윽박지르는 스타일로, 지난해 시즌 중반에 들어와 팀에 활력소가 됐던 로저스와 같은 역할을 해줄 수 있을지 기대를 모았다.
넥센은 삼성과 한화와는 다른 투수 교체였다. 방출된 코엘로의 성적이 그리 나쁘지 않았기 때문. 퇴출 당시 6승에 3.77의 평균자책점으로 오히려 다른 외국인 투수인 피어밴드보다 좋은 성적이었다. 그럼에도 코엘로를 보낸 것은 이닝 수가 적었기 때문이었다. 투구수가 많아 5이닝만 던지면 바꿔야 하는 상황이 자주 발생했고, 불펜 소모가 많았다. 시즌 전체를 봐야하는 염경엽 감독으로선 외국인 투수가 5이닝만 던지고 내려가는 것은 아무리 그 경기를 승리해도 팀에 해가 되는 상황이라고 판단했다. 외국인 투수 2명이 6이닝 이상을 던져주면서 불펜 소모를 줄여야 다른 국내 선발 3명이 나올 때 불펜진이 받쳐줄 수 있는 구조인 넥센 마운드 사정상 코엘로는 맞지 않는 투수였다.
좋은 성적을 낸 투수를 내보내고 15만달러의 싼값의 투수를 데려온 것은 분명 모험과 같은 일이었다. 그러나 첫 등판의 성적은 넥센측의 예상대로, 팬들의 예상 이상의 성적이었다.
이제 첫 경기이기 때문에 섣부른 판단은 이르다. 그러나 맥그레거가 LG전과 같은 모습을 보여준다면 넥센으로선 3위를 지킬 수 있는 확실한 카드를 가지게 된다. 젊은 선수들의 성장이 주요 목표였던 넥센이 성적까지 가져갈 수 있을까. 맥그레거가 시즌 중반 분위기를 올려주는 카드가 된 것은 확실하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