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의 새 목표, 진정한 부산의 팀으로 거듭난다!

기사입력 2016-06-29 21:14


◇동아고 학생들에게 급식 배식을 해주고 있는 kt 조성민.  사진제공=kt 소닉붐

"제가 감독으로 있는 한 국내 훈련은 무조건 부산입니다."

부산 kt 소닉붐이 진짜 '부산의 팀'으로 거듭나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 단순히 홈경기만 치르고 떠나는 팀이 아닌, 지역팬들과 하나되는 팀이 되겠다는 새로운 목표를 세웠다.

kt 선수단은 지난 25일부터 부산에 머무르고 있다. 예년에는 이 시기면 전용 숙소와 훈련 체육관이 있는 경기도 수원에 머무른 것이 보통. 하지만 kt는 다가오는 시즌을 앞두고 내달 2일까지 부산에서 하계 훈련을 실시하고 팬들과의 만남을 갖기로 했다. 부산을 홈으로 쓰는 팀이 부산에서 훈련을 실시하는 것이 처음이라고 하니 아이러니컬한 일이다.

사실 한국프로농구 시스템상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프로농구 10개팀 중 6개팀(kt, 모비스, 삼성, SK, LG, KCC)이 연고 도시와 관계 없이 경기도 인근 전용 숙소와 체육관에서 생활한다. 이 곳에서 먹고, 자고, 훈련하다 홈경기가 있으면 경기를 치르러 가는 식이다. 비시즌 국내 전지훈련을 하더라도, 연고 도시보다는 산악 훈련이나 재활 훈련이 용이한 곳으로 떠났다. kt의 경우 전창진 전 감독이 오래 팀을 지휘하며 항상 태백을 훈련지로 정했었다.


◇부산팬들과 하이파이브를 나누고 있는 kt 임종택 단장(왼쪽 맨 앞)과 kt 선수단.  사진제공=kt 소닉붐
하지만 감독 두 번째 시즌을 맞는 조동현 감독 주도 하에 kt는 변하기로 했다. "홈경기만 잠깐 하러 오는 팀은 진정한 부산의 팀이 아니다"라는 팬들의 비판을 겸허히 수용하기로 하면서 이번 부산 훈련을 기획했다.

훈련 뿐 아니다. 팬들과의 스킨십 기회도 만들었다. kt 선수단은 25일 부산에 도착해 26일 '팬즈 데이' 행사를 진행했다. 조 감독을 비롯한 전 선수단이 부산시민공원 다솜광장에서 팬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팬들과 함께 하는 농구교실, 명랑 운동회를 진행했다. 포토타임과 사인회는 당연히 기본 순서. 여기에 점심시간에는 선수들이 팬들에게 직접 식사 제공 서비스까지 했다.

28일에는 부산의 농구명문 동아고 '스쿨 어택' 시간을 가졌다. 동아고를 방문해 점심시간 선수들이 전교생 급식 배식을 했으며, 약 120여명의 학생들이 참가한 농구 교실과 레크레이션이 진행됐다. 치어리더 공연도 펼쳐졌고 kt 선수들과 동아고 농구부 선수들의 깜짝 게임도 열렸다.


◇동아고 학생들과 레크레이션을 하고 있는 kt 선수들.  사진제공=kt 소닉붐
사실 이번 훈련 기간동안 kt 선수단은 홈구장인 부산 사직체육관을 사용할 수 없었다. 팬들을 위해 좌석 교체 등 시설 보수를 하고 있었기 때문. 하지만 이에 개의치 않고 훈련 스케줄을 잡았다. 훈련 시설이 조금 열악할 수 있지만, 지역 학교 체육관에서 훈련하면 학생팬들에게 볼거리를 선물할 수 있다는 생각에서였다. 27, 29일은 부산외국어대 체육관에서 자체 훈련을 실시했다. 30일에는 같은 장소에서 인천 전자랜드 엘리펀츠와 연습경기를 치른다. 내달 1일에는 동아고 체육관으로 장소를 옮겨 전자랜드와 2차전을 벌인다. 훈련, 연습경기 모두 일반팬들이 지켜볼 수 있도록 조치했다. 실제로 29일 훈련이 진행된 부산외국어대 체육관에도 많지는 않지만 수십여명의 팬들이 찾아 선수들의 훈련을 지켜봤다. 훈련장을 찾으면 선수들을 더욱 가까이서 볼 수 있고, 사인을 받고 기념 촬영도 할 수 있다.


◇'팬즈 데이' 행사 후 단체 기념촬영을 한 kt 선수단과 팬들.  사진제공=kt 소닉붐

조 감독은 "연고 도시에서의 훈련, 어떻게 보면 당연한 것인데 우리가 생각을 하지 못했던 부분이다. 행사, 훈련장을 찾아주시고 좋아해주시는 팬들을 보니 부산을 위해 더욱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하며 "감독으로 있는 한 국내 훈련은 계속 부산에서 실시할 계획이다. 앞으로도 팬들과 함께 할 수 있는 기회가 있다면 선수단을 대표해 적극적으로 나설 생각이다. 부산팬들께서도 앞으로 kt 농구단을 더욱 사랑해주셨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부산=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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