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적'이라고 밖에 표현할 말이 없다. 마치 일방적 먹이사슬 관계를 보는 듯하다. 두산 베어스 좌완 선발 유희관은 한화 이글스를 만나면 절대로 지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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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희관은 이날 패스트볼이 124~133㎞로 형성됐다. 체인지업은 116~122㎞, 슬라이더는 115~124㎞, 커브는 99~104㎞였다. 평소와 다를 바 없는 구속이다. 유희관의 패스트볼 최고 구속은 한화의 새 외국인 투수 카스티요의 체인지업보다 느리다. 하지만 유희관은 정교한 제구력과 카운트 싸움으로 자신의 단점을 상쇄하고 장점을 극대화할 줄 아는 투수다. 이날도 마찬가지였다. 코너워크와 완급조절로 한화 타선을 요리했다.
사실 위기가 여러번 있었다. 1회말 한화 선두타자 정근우에게 우전안타를 맞은 뒤 2루 도루를 허용했다. 2번 이용규가 1루수 땅볼로 아웃되는 사이 정근우는 3루까지 진루했다. 그러나 3번 송광민의 짧은 우익수 플라이 때 정근우가 무리하게 홈으로 태그업하다가 아웃되면서 실점 위기를 모면했다. 정근우의 빠른 발을 감안하면 승부해볼 만 했다. 그러나 우익수 박건우의 송구가 매우 정확하고 빨랐다. 포수 양의지가 공을 잡아 여유있게 기다린 상황에서 정근우를 아웃시켰다.
그러나 유희관은 2회말에 곧바로 동점을 내줬다. 선두타자 김태균에게 볼넷을 허용한 뒤 신성현에게 중전안타를 맞았다. 이어 차일목의 희생번트로 1사 2, 3루 위기에 몰렸다. 그러나 양성우에게 희생플라이로 1점만 허용한 뒤 권용관을 포수 앞 땅볼로 잡아 추가 실점을 막았다.
이후부터는 무실점 행진이 이어졌다. 4회 1사 1, 3루에서 차일목을 병살타로 잡아낸 뒤부터는 딱히 위기를 겪지 않았다. 유희관이 호투하는 사이 두산은 5회초 무사 만루에서 오재원의 병살타로 결승점을 뽑았다. 이어 8회초 2사 1, 3루에 터진 허경민의 좌전 적시타와 폭투로 2점을 보태 승기를 굳혔다.
이날 승리를 거둔 유희관은 "어제 비가와서 운동도 쉬고, 오늘 날씨가 습해 초반에 몸이 무거워 카운트 잡는데 어려움이 있었다. 운좋게 병살타도 나오고 수비도 많이 도와주고 양의지의 리드도 좋아 긴 이닝을 막을 수 있었다"고 밝혔다. 이어 한화전에 강한 이유에 대해 "특별히 의식하지는 않았다. 한화와 할때 이상하게 좋은 모습을 많이 보여줘 자신감 갖고 들어간게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고 말했다.
대전=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