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의 복귀전 과제, 구속 우려 불식시킬까

기사입력 2016-07-05 10:06


LA 다저스 류현진이 오는 8일(이하 한국시각) 샌디에이고 파드리스를 상대로 메이저리그 복귀전을 치른다. 재활을 한창 진행중이던 지난 5월 10일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뉴욕 메츠와의 경기를 앞두고 선수들과 함께 경기를 기다고 있는 류현진. ⓒAFPBBNews = News1

마침내 LA 다저스 류현진의 메이저리그 복귀 날짜가 결정됐다. 2년만에 빅리그 마운드에 선다는 자체가 의미가 있지만, 류현진이 넘어야 할 난관은 그리 만만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이제부터 메이저리그의 '진짜 높이'를 실감할 수 있을 것이란 전망들도 적지 않다.

LA 다저스 데이브 로버츠 감독은 5일(이하 한국시각)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볼티모어 오리올스와의 홈경기를 앞두고 현지 언론들과의 인터뷰에서 "류현진이 오는 8일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의 홈게임에 선발등판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지난해 5월 22일 왼쪽 어깨 와순 염증을 제거하는 관절경 수술을 받은 이후 413일만에 빅리그 복귀전을 치르는 것이다. 메이저리그 실전 무대는 2014년 10월 6일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의 내셔널리그 디비전시리즈 3차전 이후 641일만이다. 실로 오랜 여정 끝에 제 자리를 찾은 것이다.

로버츠 감독은 이날 LA 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이제 함께 가야할 시간이 온 것이다. 지난 겨울 동안 강조했던 것, 시즌 내내 원했던 것은 선수층이었다. (류현진의 복귀는)그런 선수층 강화의 일환이며 우리에게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과장된 얘기가 아니다"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앞서 팔꿈치 수술을 받았던 다저스의 또다른 선발 요원 브랜든 맥카시는 지난 4일 복귀해 콜로라도 로키스전에서 5이닝 2안타 무실점으로 승리를 따낸 바 있다. 맥카시와 류현진의 복귀가 큰 도움이 될 것이라는 이야기다.

다저스는 맥카시처럼 류현진도 복귀전에서 정상적인 모습을 보여주기를 바라고 있다. 하지만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는게 사실이다. LA 타임스는 이날 류현진의 메이저리그 복귀 소식을 전하면서 '마이너리그 재활 등판서 류현진은 수술 후 생존 능력(viability)에 있어서 몇 가지 의문스러운 점(questions)을 보였다. 특히 구속이 80마일대 후반에 머물렀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고 했다.

류현진은 8차례의 마이너리그 재활 등판에서 27⅔이닝 동안 32안타(4홈런 포함), 1볼넷, 23탈삼진, 16실점, 1승2패에 평균자책점 4.23을 기록했다. 성적 자체는 나쁘지 않다. 그러나 구속은 생각만큼 회복시키지 못했다. 마지막 등판이었던 지난 2일 싱글A 경기에서 6이닝 동안 평균 86마일, 최고 91마일의 구속을 보였다. 팬그래프스닷컴에 따르면 수술 이전 류현진의 직구 평균 구속은 90.9마일이었고, 최고 구속은 95~96마일까지도 나왔다. 수술 이전보다 5마일 정도 구속이 덜 나왔다는 의미다.

구속은 하체, 허리, 어깨, 팔꿈치 등에 얼마나 힘을 싣는가에 따라 결정되는데, 수술 부위가 구속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어깨 와순이었다는 점이 다저스나 류현진으로서는 조심스럽기만 하다. 류현진도 LA 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준비는 잘 돼 있다고 생각한다"면서도 "메이저리그 마운드에서는 집중력이 더 생기기 때문에 구속은 올라갈 것으로 기대한다. 하지만 실제 마운드에서 스피드가 더 나올지는 노력해야 한다"고 밝혔다.

다저스는 현재 류현진 등 선발투수들의 여러가지 상황에 대비해 전력을 강화하려 하고 있다. 최근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와의 트레이드를 통해 버드 노리스를 데려온데 이어 탬파베이 레이스의 에이스인 크리스 아처에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는 소문이다. 보스턴 글로브는 이날 트레이드 소문을 전하면서 '다저스가 크리스 아처에 눈독을 들이고 있지만 지금까지는 퇴짜를 맞고 있다'고 전했다.

류현진까지 돌아오면 다저스는 선발 요원이 차고 넘친다. 에이스인 클레이튼 커쇼가 허리 부상으로 부상자 명단에 오른 상황에서 기존 마에다 겐타와 스캇 카즈미어, 버드 노리스, 마이너리그 유망주로 빅리그 승격 후 호투하고 있는 훌리오 유리아스, 여기에 맥카시와 류현진을 포함해 무려 6명이나 된다. 로버츠 감독은 7월말 커쇼가 돌아올 때까지 6인 로테이션을 쓸 수도 있다고 했지만, 일단 유리아스를 다시 마이너리그로 내려보내는 것이 유력한 시나리오다.

실로 오랜 여정을 마치고 돌아온 류현진이 구속에 대한 우려, 팀내 선발진 경쟁 상황을 이겨내고 제 자리를 찾을 수 있을지 8일 경기서 가능성을 타진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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