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변화가 없는 듯 했던 한화 이글스 마운드에 새싹이 돋아나고 있다. '그 나물에 그 밥'처럼 항상 돌아가면 나오던 한화의 필승조 투수들도 이제 하루 이틀쯤은 느긋하게 쉴 수도 있다. 역할을 대신해줄 후배 투수가 생겼기 때문. 언더핸드 정대훈이 최근 한화 마운드에서 자주 보인다.
|
대신 이날 9회에 나와 1이닝을 막아낸 정대훈의 모습에는 주목할 필요가 있다. 정대훈은 13-2로 이미 승기가 확실해진 9회말에 팀의 네 번째 투수로 등판해 1이닝을 퍼펙트로 막았다. 첫 상대는 최근 홈런포를 무섭게 가동중인 최승준이었는데, 풀카운트 끝에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초구 스트라이크 이후 연속 3개의 볼을 던지며 흔들리는 듯 했으나 금세 안정을 되찾았다. 여기서 자신감을 얻은 정대훈은 이후 이명기와 최정민을 유격수 뜬공과 좌익수 뜬공으로 잡아냈다. 세 타자를 잡는데 필요한 공은 단 14개였다.
이날 정대훈의 투구는 한화 불펜이 향후 더욱 다양화될 수 있다는 걸 보여줬다. 사실 최근 한화에서는 정대훈의 활용도가 커지는 추세다. 지난 5월12일 NC전을 마지막으로 1군 무대에서 잠시 사라졌던 정대훈은 6월19일 넥센전부터 다시 자주 얼굴을 비치고 있다. 지난 6월29일 넥센전부터는 벌써 4경기 연속 등판이다. 1일과 3일 경기가 우천 취소됐고, 4일은 휴식일, 5일은 다시 우천취소되면서 등판 간격에 여유가 생긴 덕분에 4경기 연속 투구가 가능했다. 그리고 4경기 모두 무실점이었다. 중요한 건 정대훈이 불펜에서 맡은 역할이 점점 더 늘어나고 있다는 점이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