꼴찌탈출 한화, '4위'를 겨냥해야 하는 이유

기사입력 2016-07-11 10:52


기세는 유형화하기는 어렵지만, 분명히 팀 전력에 큰 영향을 미치는 요소다. 제대로 기세를 탄 팀은 여간해서는 쓰러지지 않는다. 요즘 한화 이글스가 좋은 본보기다.


SK와 한화의 2016 KBO 리그 경기가 7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렸다. 한화가 14대4로 승리하며 2연승을 달렸다. 경기 종료 후 기쁨을 나누는 한화 선수들의 모습.
인천=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6.07.07/
시즌 개막 이후 연이은 불운과 부진으로 최하위에서 허덕일때만 해도 한화의 앞날에는 '희망'이 없는 것만 같았다. 하지만 5월말부터 반전의 터닝포인트가 마련됐다. 그리고 그 터닝포인트는 무서운 상승 기세로 이어졌다. 지난 8일 대전 홈구장에서 삼성 라이온즈를 격파하고 무려 92일만에 탈꼴찌에 성공하더니 10일 승리를 보태 11일 현재 단독 8위로 올라섰다.

물론 여전히 리그 전체에서 보면 최하위권이다. 게다가 9위 kt 위즈와는 0.5경기, 10위 삼성과는 1경기 차이 밖에 나지 않는다. 아직까지 이 순위로 어디서 '명함'을 내밀기는 부끄럽다. 특히나 한화는 엄청난 투자를 해온 팀이다. 선수 총연봉도 리그 1위다. 그런 지표에 비하면 현재의 단독 8위는 사실 턱없이 부족한 성적이다.

하지만 아직도 66경기가 남아있다. 그래서 지금부터는 새로운 목표 설정이 필요하다. '탈꼴찌'라는 1차적 목표를 달성했지만, 여기서 시즌이 끝난 게 아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앞서 언급한 현재의 '기세'가 유지된다면 얼마든지 더 높은 순위까지도 노려볼 수 있다. 다소 버거운 듯 해도 도전해볼 만한 가치가 있는 목표치. 그런 의미에서 이제 한화는 본격적으로 '4위 도전'을 목표로 내걸 필요가 있다.

물론 아직까지는 가야할 길이 너무나 멀다. 함부로 '4위'를 언급하기에는 한화의 처지가 초라한 것도 사실이다. 11일 기준으로 4위 SK 와이번스와 한화는 5.5경기나 차이가 난다. 60여 경기 이상 남은 시점에 5.5경기 격차. 절대 가까운 차이는 아니지만, 그렇다고 해서 아예 쳐다보지도 못할 만큼 멀리 있는 것도 아니다.

목표치로서는 현재 딱 이 정도가 적당하다. 너무 쉬운 목표는 투지를 자극할 수 없고, 조직을 나타해게 만든다. 6~7위는 '도전'의 대상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가깝게 있다. 그렇다고 터무니 없이 허황된 목표를 잡으면 실현 가능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동기를 부여할 수 없다. 예를 들어 20경기차로 뒤진 1위 두산 베어스를 잡겠다고 하는 건 '목표'가 아니라 '허세'다.

그런 면에서 현재 4위와 5.5경기, 5위와 3경기 차이가 나는 한화 이글스가 가장 강한 자극을 받고 기세를 이어갈 수 있는 목표치가 바로 '4위'라고 볼 수 있다. 실제로 전반기 내에 이 목표치에 한층 더 다가설 수 있는 가능성이 생겼다. 한화는 전반기 마지막 3연전을 7위 LG 트윈스와 치른다. 11일까지 LG와 한화의 격차는 겨우 0.5경기다. 그래서 한화가 2승1패 이상 위닝시리즈를 거두면 순위는 바뀐다. 물론 4위 SK와의 격차도 그만큼 줄어들 수 있다. 전반기 내에 5경기 안쪽으로만 격차를 줄일 수 있다면, 후반기에는 더 흥미로운 순위 전쟁이 전개될 수 있다. 한화가 새 목표치에 다가설수록 리그는 더욱 뜨거워질 전망이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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