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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자들이 12점이나 내줬는데도 진다는 것은 그만큼 팀 마운드가 약해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삼성이 예전에도 10점 이상을 실점하며 패하는 경기는 있었다. 그러나 초반부터 선발이 무너져 리드를 당해 약한 불펜 투수를 기용해 실점을 더 하는 경우였다. 13일 경기처럼 리드하는 상황에서 필승조가 투입돼 패한 경우는 별로 없었다. 2007년부터 올해까지 10년간 12점이나 내고 패한 경우는 2014년 6월 5일 대구 KIA전이 유일했다. 당시 삼성이 9-7로 리드했다가 9회초 3점을 내줘 9-10으로 역전패의 위기에 몰렸다가 9회말 1점을 내 연장에 돌입했고, 10회에도 2점씩 얻어 12-12가 됐다. 11회초에 KIA가 1점을 더 얻으며 12대13으로 삼성이 패했다.
삼성이 필승조를 투입하고도 이렇게 역전패를 하는 경우를 보기는 쉽지 않다. 특히 타선이 12점이나 뽑았는데 이를 지키지 못했다는 것은 필승조가 그만큼 허약해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지난해만해도 삼성은 5명의 선발이 모두 두자릿수 승리를 하는 사상 최초의 기록을 세우며 투-타의 밸런스가 가장 잘 맞는 팀으로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했었다.
그러나 올해는 외국인 투수가 제활약을 못해주다보니 마운드가 완전히 꼬이고 말았다. 삼성은 최근 외국인 투수 없이 시즌을 치르고 있다. 현재 삼성의 전력 구성을 보면 국내 선수로만 마운드를 꾸려서 좋은 성적을 올리기 쉽지 않다. 외국인 투수 2명의 자리를 메우기 위해 불펜 투수들이 투입이 돼야하고 그러다보니 불펜진이 약해질 수밖에 없게 됐다.
그래도 다행스럽게 후반기 반전을 기대할 수는 있다. 새 외국인 투수 요한 플란데가 13일 팀에 합류해 후반기 등판을 하게 되고, 첫 경기 등판 이후 부상으로 빠졌던 아놀드 레온도 복귀 준비가 거의 끝났다. 후반기엔 마운드가 정비될 가능성이 생긴 것.
류중일 감독이 구상한 대로 플란데-레온-윤성환-차우찬-장원삼의 5인 선발로테이션이 안정적으로 돌아간다면 충분히 반등할 수 있는 여건이 만들어진다. 타선에서도 구자욱이 돌아왔고, 부상에서 회복된 외국인 타자 발디리스가 좋은 타격을 해주고 있다.
삼성의 위기. 후반기에도 위기만 맞다가 끝날지, '역시 삼성'이란 말이 나올 깜짝 반등이 나올지 궁금해진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