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윤-이대형, kt를 웃게 하는 전반기 수확

기사입력 2016-07-14 09:05


두산 베어스와 kt 위즈의 2016 프로야구 경기가 8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렸다.
9회초 kt 김재윤이 등판해 공을 뿌리고 있다.
수원=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16.06.08/

김재윤, 이대형.

kt 위즈 조범현 감독은 막내팀을 이끌고 힘겹게 전반기를 달려왔다. 14일 넥센 히어로즈전을 마지막으로 전반기를 마감한다. 야구 내-외적 일들로 스트레스를 받는 가운데, 두 명의 선수를 생각하며 그나마 스트레스가 풀린다. 기대 이상으로 좋은 모습을 보여준 선수들 때문이다.

조 감독은 "그래도 전반기 최대 수확이라고 한다면 김재윤 아니겠느냐"라고 말했다. 누가 먼저 묻지 않았는데, 조 감독이 먼저 얘기를 꺼냈다. 평소 칭찬에 후하지 않은 편인 조 감독이 김재윤에 대해서는 꼭 얘기를 꺼내고 싶었던 것이다.

김재윤은 올시즌 32경기 4승1홀드8세이브를 기록중이다. 개막부터 마무리가 아니었다. 처음에는 무릎 부상을 털고 돌아온 장시환이 사실상의 마무리 역할을 했다. 그러나 조 감독은 컨디션을 끌어올린 장시환을 6월부터 선발로 전환시켰다. 구위, 성격, 팀 사정 등을 모두 고려한 결과 장시환은 선발로 키우는 게 낫다는 판단이었다. 때문에 마무리 공백이 생겼는데, 그 부분을 김재윤이 잘 메워줬다. 6월에만 5개의 세이브를 기록했고, 7월 팀 승리가 부족해 출전 기회가 적었지만 1세이브를 더했다.

김재윤의 강점은 강력한 직구. 150km에 육박하는 빠른 공이 낮게 깔려 들어가면 웬만한 타자들은 쉽게 김재윤의 공을 쳐낼 수 없다. 다만, 직구에 비해 변화구가 아직은 부족하다. 승부처 긴장감을 완전히 즐길 수 있는 경험도 부족하다. 그러나 마무리 정착 첫 해 이정도 활약도 훌륭하다는 게 조 감독의 평가다. 후반기도 잘 마치면 내년부터는 kt의 확실한 마무리로 자리잡을 수 있다.

조 감독은 야수 중에서는 이대형의 이름을 언급했다. 최근 방망이가 뜨겁다. 13일 넥센전까지 6경기 연속 안타. 12일 넥센전은 4안타 경기를 했다. 타율 3할2푼6리, 출루율 3할8푼1리를 기록중이다. 도루는 무려 27개로 이 부문 1위다.


2016 프로야구 kt와 두산의 경기가 23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렸다. 2회초 kt 이대형이 2타점 3루타를 친 후 기뻐하고 있다.
잠실=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2016.06.23.
이대형은 지난 시즌을 앞두고 kt의 특별지명을 통해 KIA 타이거즈에서 이적했다. 3할을 칠 수 있는 발빠른 타자지만, 사실 처음부터 조 감독의 성에 차지는 않았다. 겉으로 보기에는 치열하게 훈련을 하는 스타일도 아니었고, 톱타자로서 너무 빠른 타이밍에 승부를 하는 것도 고쳐야 할 부분이었다.

하지만 이대형이 올시즌 완전히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이제는 안타를 생산해내는 방법을 완벽히 터득했다. 좌중간쪽으로 툭툭 맞혀 쉽게 안타를 만든다. 1번타자로 공도 많이 본다. 자신이 사는 야구가 아닌, 팀을 살리는 야구를 하려 애쓴다. 수려한 외모 탓에 열심히 안한다는 이미지가 있어 그랬지, 알고 보니 그 어떤 선수보다 치열하게 훈련하고 경기 준비를 한다. 최근에는 덕아웃에서도 후배들을 독려하며 팀 분위기를 이끌기도 한다. 조 감독은 "이대형이 정말 잘해주고 있다. 경기, 훈련에 임하는 태도가 완전히 달라졌다. 야구만 생각하는 게 눈에 보인다. 지금같이만 해준다면 청년 재벌이 될 수도 있겠다"며 껄껄 웃었다. 이대형은 2014 시즌을 앞두고 4년 24억원의 조건에 첫 번째 FA 계약을 체결했었다. 내년까지만 잘 뛰면 다시 한 번 FA 자격을 얻는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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