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현 패닉' 프로라면 도덕적 책임감 가져라

기사입력 2016-07-14 09:07


넥센 히어로즈와 kt 위즈의 2016 프로야구 경기가 12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렸다. kt 김상현이 이날 경기에 정상적으로 출전해 수비를 하고 있다. 하지만 4회초 김연훈으로 교체됐다.
수원=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16.07.12/

대낮, 길가에 차를 세워놓고 지나가는 여대생을 보며 차 안에서 바지를 내리고 음란 행위를 했다.

현실에서 이런 일이 일어날 것이라고 생각하기 어렵다. 음란물에서나 볼 수 있는 시나리오다. 그런데 이 행위를 KBO리그의 홈런왕 출신 스타 선수가 했다고 생각해보자. 상상만으로도 끔찍하다.

KBO리그의 막내 kt 위즈에 또 일이 터졌다. 베테랑 내야수 김상현(36)이 임의탈퇴 처분을 받았다. kt 구단은 13일 김상현의 임의탈퇴를 발표했다. 김상현은 지난달 kt의 2군 훈련지가 있는 전북 익산의 주택가에서 음란 행위를 했다. 경찰 조사를 받았고, 공연음란죄로 불구속 입건됐다.

12일 이 사실이 뒤늦게 세상에 알려졌다. 유사 사례를 살펴보면 벌금형에 처해질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범죄의 경중을 떠나 김상현 본인, kt 구단은 물론, 프로야구 전체 이미지가 크게 실추됐다. 국내 최고의 프로스포츠임을 자부해온 프로야구가 아니던가. 지난해 1군에 합류한 후 자리를 잡기위해 총력을 기울인 kt 구단도 할 말을 잃었다.

kt는 사건이 알려지고 하루 만에 임의탈퇴 중징계를 결정했다. 김준교 구단 사장, 조범현 감독이 사과를 했다.

최근 갖가지 성 스캔들로 사회가 시끄럽다. 스타 연예인 박유천이 성폭행 혐의에 휘말렸고, 메이저리그에서 활약하고 있는 강정호(피츠버그 파이어리츠)는 현지에서 성폭행 혐의가 불거져 경찰 조사를 받고 있다. 유죄 여부를 떠나, 최고의 스타가 이런 일에 연루됐다는 것 자체가 수치스러운 일이다. 스타들의 실망스러운 모습은 사회에 미치는 파장도 크다.

프로야구 인기는 치솟고 있고, 선수들의 일거수일투족에 팬들의 관심이 쏠린다. 휴대폰, 인터넷의 발달로 비밀이 없는 세상이 됐다. 어린이팬들까지 김상현 사건의 전말을 알게 됐을 것이다. 생각만으로도 끔찍한 일이다. 김상현같은 스타 선수를 롤모델로 생각하는 어린선수, 팬이 많다.

프로야구 선수 등 스타들은 정신적인 압박감, 스트레스를 안고 산다. 뿌리치기 힘든 수많은 유혹에 시달린다. 하지만 이를 이겨내야 하는 게 프로의 숙명이다. 돈과 인기, 명예는 그냥 주어진 게 아니다. 개인적인 이유로 비도덕적인 행동을 한다는 건, 용납될 수 없다.


그동안 프로 스포츠계에 수많은 사건, 사고가 있었는데, "경기로 보여드리겠다"며 슬그머니 복귀하는 사례가 적지 않았다. 이런 식으로 하면 선수들이 경각심을 갖기 어렵다.

프로 선수라면 공인으로서 책임감을 갖고 품위를 지켜야 한다. 도덕적으로 올바른 모습을 팬들에게 보여줘야 하는 게 그들의 의무다. 모두를 불행하게 하는 이런 일이 다시 발생해서는 안된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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