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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리그에 수년째 리빌딩 열풍이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나날이 치솟는 FA와 외국인선수 몸값, 투자 대비 성적에 일희일비 하다보니 장기적인 팀 체질개선 중요성을 절감했기 때문이다. 젊은 선수들이 주축이 돼 활약중인 두산과 넥센의 약진, 신구 밸런스가 좋은 NC의 상위권 안착이 기폭제가 됐다. 리빌딩의 핵심은 5년, 10년 장기적으로 팀을 이끌 수 있는 선수 발굴과 팀컬러, 운영철학을 정립하는 것이다. 자연스럽게 세대교체와 맞물린다.
세월을 거스르는 선구자들이 없었다면 많은 선수들이 시간의 흐름속에 손쉽게 도전을 멈출 수도 있다. FA의 활약은 지속적인 FA영입 움직임으로 이어지고, 이는 젊은 선수들에게 커다란 동기부여로 작용된다. FA몸값 논란과는 별개로 FA시장 생태계에는 활력이 돈다.
이승엽은 올시즌 전반기까지 타율 2할9푼, 15홈런, 67타점(6위)으로 활약중이다. 타석에 설때마다 상대팀 전체가 벌벌 떨던 그때 그 '라이언 킹'은 아니지만 지금도 묵묵히 자리를 지키고 있다. 이대로라면 25홈런-100타점 돌파 가능성이 크다. 이승엽은 스스로 은퇴시기를 내년으로 못박았다. 아쉬워하면서도 결정을 철회할 마음은 없어 보인다. '팬들이 은퇴를 거세게 반대하면 그때는 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질문에 "더 멋진 후배들이 성장하고 있다"며 웃기만 한다.
최영필은 현역 최고령 투수다. 여전히 KIA 마운드 필승조로 활약하고 있다. 31경기에 출전해 1승2패2세이브 3홀드, 평균자책점 3.45. 최근 2경기에서 연속 피홈런을 기록했지만 올시즌 피홈런은 3개로 많지 않다. 여전히 몸쪽승부와 직구위주의 공격적인 피칭, 철저한 몸관리로 후배들의 본보기가 되고 있다.
자연스러운 리빌딩은 여러 선수의 공개 경쟁을 통해 팀전력이 점점 향상되는 것이다. 맨파워가 커지다보면 순위상승은 자연스럽게 따라온다. 구단 수뇌부가 할 일은 성장 가능한 재목들을 확보하고, 이들을 적재적소에 배치시키는 것이다. 기획은 가능하지만 성장은 본인 몫이다. 롤모델로 삼을 베테랑의 존재는 성장 확률을 높일 최고의 촉진제다. 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