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근우-이용규, 최강 멀티태스킹 테이블세터

기사입력 2016-07-18 18:32


◇지난 14일 LG전에서의 한화 이용규(왼쪽)와 정근우. 정근우가 홈런을 친 뒤 들어오면서 이용규로부터 배트를 받아들고 있다. KBO리그의 가장 인상적인 테이블 세터로 평가받고 있다. 잠실=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16.07.14/

찬스를 만들고, 여차하면 스스로 해결한다.

리그 최강으로 평가받는 한화 테이블세터 정근우(34)-이용규(31)의 활약이 눈부시다. 후반기 더 큰 기대감을 품게 만든다. 한화 약진의 중심은 여전히 이들이다. '대체불가'라는 표현이 맞춤옷처럼 딱 맞다. 일반적인 테이블세터와 이들의 차이점은 '멀티 태스킹'이다. 북치고 장구치는 정근우와 이용규는 밥상을 차리면서 본인들이 직접 맛있게 식사도 한다. 정근우는 장타를 때릴 수 있는 능력이 탁월하고, 이용규는 상대 투수를 짜증나게 하는 특별한 재능을 갖고 있다.

톱타자 정근우는 18일 현재 타율 3할1푼4리(25위) 63득점(5위) 102안타(10위) 12홈런 53타점(23위) 17도루(4위) 36볼넷(22위)을 기록하고 있다. 2번 이용규는 타율 3할5푼5리(3위) 60득점(10위) 100안타(12위) 2홈런 25타점 16도루(5위) 43볼넷(10위).

정근우는 10개구단 톱타자 중 가장 많은 타점을 기록하고 있다. 올시즌 정근우는 생애 최다 홈런 신기록 경신이 유력하다. 벌써 12개의 아치를 때려냈다. 지난해 12홈런이 정근우의 한시즌 개인최다홈런이었다. 반환점을 갓 넘긴 시점에 타이기록. 동점, 역전 등 위기와 기회마다 정근우의 한방이 돋보였다. 정근우는 최근 "홈런이 많이 나오다보니 스스로 스윙이 점점 커지고 있다. 임팩트와 정확성을 높이기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달초 3할밑으로 떨어질 뻔했던 타율은 최근 5경기 연속 멀티히트로 다시 상승곡선을 탔다.

이용규는 타격왕에 도전하고 있다. 고타율에 최다안타, 도루까지. 발빠른 교타자의 전형을 보여주고 있다. 현대야구는 갈수록 2번의 중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최근 타고투저가 심화되면서 보내기번트보다는 대량득점을 위한 강공 선택이 더 잦다. 2번 타자는 단순히 진루타만 때려내는 자리가 아니다. 공격의 또 다른 한축이 되고 있다. 김성근 감독의 한화도 이용규에겐 자주 강공지시가 나온다.

정근우와 이용규의 가치가 더 커지는 이유는 해결사 본능이다. 정근우는 득점권 타율이 4할1푼1리로 리그 전체 5위, 팀내 1위다. 한화 하위타선이 허약한 편이지만 드문 찬스에서도 많은 타점을 만들어낸다. 유격수 하주석이 복귀하면 폭발력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이용규의 득점권 타율도 3할4푼5리로 전체 20위, 팀내 3위(2위는 김태균 0.356, 4위는 로사리오 0.344)로 높다.

정근우와 이용규는 2013년말 한화로 왔다. 정근우는 SK에서 4년 70억원, 이용규는 KIA에서 4년 67억원을 받고 이글스 유니폼을 받았다. 둘은 지난 3년간 변함없이 활약중이다. 먹튀 논란없는 이상적인 FA계약. 프랜차이즈 스타 못지않은 인기와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다. 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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