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부조작사건 후 사과문, 기발한 아이디어가 없다

기사입력 2016-07-21 12:13


사진제공=KBO

한국야구위원회(KBO)가 최근 불거진 승부조작 사건과 해외 원정 도박 수사 등에 대해 국민과 야구팬들에게 사과문을 발표했다.

KBO는 21일 사과문에서 '최근 국민체육진흥법 위반 사건에 프로야구 선수들이 연루된 정황이 드러나 수사가 진행되고 있고, 이 밖에도 일련의 품위 손상 행위로 국민 여러분과 팬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린데 대해 진심으로 머리 숙여 사과 드린다'고 밝혔다. 창원지검은 6월말부터 NC 다이노스 투수 이태양의 승부조작 혐의를 포착, 수사를 진행해왔다. 또 대구지검은 삼성 라이온즈 투수 안지만의 불법 스포츠 도박 사이트 관련 건을 조사하고 있다. 안지만의 경우 윤성환(삼성)과 함께 해외 원정 도박 혐의로 경찰의 조사를 받기도 했었다.

KBO는 '이번 사건을 매우 중대한 사건으로 인식하고 있다. 이번 사건과 관련된 선수들에 대해서는 정황이 확인되는 즉시 우선 참가활동정지 조치를 취하고 사법적인 결과에 따라 실격 처리 등 일벌백계의 엄정한 제재를 가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또 '아울러 재발방지를 위한 리그 차원의 확고한 대책을 수립하고 불법 스포츠 배팅사이트의 근절을 위해 정부당국, 프로스포츠 협회, 각 연맹과 더욱 긴밀하게 협조 체제를 구축하겠다'고 했다.

KBO리그에 승부조작 사건은 2012년에 이어 4년 만에 재발됐다. KBO에 앞서 NC 다이노스는 20일 이태양 사건이 불거진 후 사과문을 발표했다. 이태양을 실격처리하고 또 계약 해지 요청을 KBO사무국에 했다. 재발 방지를 위한 모든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했다.

KBO와 NC 구단의 사과문 어디를 봐도 승부조작을 막을 기발한 아이디어는 없다. 앞서 이와 비슷한 승부조작 사건이 터졌던 프로축구 프로배구 프로농구 때도 그랬다. 사과 내용과 재발 방지 대책들이 대동소이하다. 머리를 짜내봐야 한계가 있다. 프로스포츠단체와 각 구단들은 검찰이나 경찰 처럼 수사권이 없다. 따라서 선수들의 잘못된 행동들을 사전에 파악하더라도 공권력 처럼 강한 수사를 못한다. 또 '제 식구 감싸기' 차원에서 처음엔 쉬쉬할 가능성이 높다.

결국 프로스포츠와 승부조작 사건은 때되면 한 번씩 홍역 처럼 앓고 지나가야 하는 병이 되어가고 있는게 부끄러운 현실이다. 그 누구도 자신있게 승부조작 사건을 근절하겠다고 큰소리를 칠 수가 없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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