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근 감독 보우덴 부정 투구 의심 "공이 끈적끈적"

기사입력 2016-07-31 20:15


2016 프로야구 한화와 두산의 경기가 31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렸다. 5회초 한화 김성근 감독이 강광회 주심에게 두산 보우덴의 볼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잠실=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2016.07.31.

"공이 왜 이렇게 끈적끈적 하냐고 그러시더라."

두산 베어스와 한화 이글스가 맞붙은 31일 잠실구장. 김성근 한화 감독이 5회초 벤치를 박차고 나왔다. 강광회 주심에게 다가가 뭔가를 한 참 얘기했다. 그러자 강 주심은 곧장 보우덴에게 걸음을 옮겼다. 두산 통역을 불러 몇 가지를 확인했고, 보우덴은 그저 웃을 뿐이었다.

상황은 이랬다. 이날 선발 보우덴은 아주 잘 던졌다. 4회까지 퍼펙트 피칭을 펼쳤고 5회 선두 타자 김태균에게 첫 안타를 허용했다. 그러나 후속 김경언을 1루수 방면 병살타로 처리하며 득점권 진루를 허용하지 않았다. 몸쪽 직구, 포크볼, 커브의 움직임이 좋았다.

연이틀 두산을 몰아친 한화는 일방적으로 끌려 갔다. 선발 에릭 서캠프가 2이닝 6실점으로 강판되며 경기 분위기를 완전히 내줬다. 그리고 5회 2사 후 6번 로사리오의 타석. 초구 커브가 스트라이크 판정을 받아 볼카운트 1S가 되자 김성근 감독이 갑자기 강광회 주심에게 다가갔다. 보우덴이 던진 공을 좀 확인하자고 했다.

심판진에 따르면 김 감독은 보우덴이 유니폼 상의를 안으로 넣을 때 이물질을 묻히는 것 아닌지 체크해달라고 했다. 위력적인 피칭이 반복되자 부정 투구를 의심한 것이다. 이를 전해 들은 보우덴은 허탈하게 웃으면서 공을 건넸다. 그 행동에는 거리낌이 없었다.

김성근 감독은 강광회 주심으로부터 공을 받고서도 한 참을 항의했다. 끈적끈적하다는 것이다. 그러자 강 주심은 '이건 이물질이 묻은 게 아니다. 날씨 때문에 당연히 이정도 느낌은 난다'고 밝혔다. 김 감독은 이후에도 항의를 멈추지 않았으나 결국 소득없이 벤치로 들어갔다.

이와 관련해 이민호 대기심은 "심판들이 내야 땅볼 타구가 나오거나 파울 타구가 나면 늘 공을 체크한다. 혹시 모를 이물질이 묻어있을까 예의주시한다"며 "요즘 누가 공에 이물질을 묻히는가. 그런 경우는 없다"고 했다.

한 야구인은 "초등학교 야구에서나 나올 법한 장면이다. 이물질로 항의하는 건 정말 오랜만에 본다"고 혀를 찼다.

잠실=함태수 기자 hamts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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