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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수리는 역시 비룡에 강했다. 한화 이글스가 SK에 2연패를 안겼다.
3회초에는 SK가 더 달아났다. 1아웃 주자 2루에서 박정권이 우월 2점 홈런을 터트렸고, 만루 찬스때 이명기의 1타점 적시타로 5-1까지 달아났다.
한화가 역전에 성공한 것은 4회말. 노아웃 1,3루에서 4번 타자 김태균이 삼진으로 물러났다. 그러나 대타 카드가 연속 성공했다. 대타 양성우가 좌중간에 떨어지는 1타점 적시타를 터트렸다. 계속되는 만루 찬스. 이번엔 8번 타자 장운호 타석때 대타 김회성이 SK 선발 켈리를 상대로 역전 만루 홈런(비거리 130m)을 쏘아올렸다. 가운데 담장 가장 깊숙한 곳을 넘기는 대형 홈런이었다.
한화는 올 시즌 SK만 만나면 유독 경기가 잘 풀린다. 상대 전적 11승 4패. 9개 구단 가운데 가장 월등한 승률이다. 삼성을 상대로도 강했지만 9승 4패로 SK보다 2승 모자라다.
이처럼 먹이사슬 형태로 팀간 천적 관계가 형성되는 것은 기술적인 부분보다 심리적인 부분이 더 많은 영향을 미친다. 올해 KIA가 넥센(2승 10패)만 만나면 쩔쩔매고, 한화는 두산(2승 11패)에 약하다. 또 롯데는 NC(1승 11패)에 약하고 LG는 삼성(4승 8패)에 고전한다. 한 팀이 특정팀에 덜미가 잡힌 경우, 이 관계가 몇 년 동안 지속되기도 한다. 이겨야한다는 부담과 압박이 더해지면서 쉽게 가져갈 경기도 꼬이는 셈이다.
SK 김용희 감독은 "우리가 한화에 약한게 아니라 장민재에 약한 것"이라고 했다. 이것 역시 일리있다. SK 타자들은 장민재를 6번 만나 한번도 제대로 공략하지 못했다. 장민재의 상대 성적이 6경기 5승 무패 평균자책점 1.30으로 월등히 좋다. SK도 공략을 위해 세밀히 분석하지만 백약이 무효하다. 장민재가 15경기 중 6경기에서 호투했으니 자연히 한화의 승리 확률도 상승할 수 밖에 없다.
아직 순위가 확정되지 않은 SK는 중요한 승부처에 한화를 만나 번번이 덜미를 잡혔다. '원투펀치' 김광현-켈리를 내고도 2연패. 남은 순위 싸움 향방도 오리무중이 됐다.
대전=나유리기자 youll@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