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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위즈는 올시즌까지 외국인 선수 4명을 쓸 수 있다. 3명은 투수, 1명은 타자인데 현재 중심타자 마르테는 허리 부상으로 시즌을 마감했다. 로위, 밴와트, 피어밴드 등 투수 3명은 선발 로테이션을 지키고 있다. 이들 가운데 시즌 시작부터 함께 하고 있는 선수는 밴와트 뿐이다. kt가 올해 외국인 선수 문제로 어려움을 많이 겪었다는 이야기다.
하지만 9월 들어 전혀 다른 투수가 됐다. 로위는 27일 부산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의 경기에서 5이닝 동안 4안타와 4볼넷을 내주고 2실점했다. 팀이 5-2로 앞선 6회초 승리 요건을 갖추고 마운드를 내려갔지만, 불펜진이 역전을 허용하는 바람에 시즌 4승 달성에 실패했다. 그러나 이날 로위는 9개의 출루를 허용하는 등 불안한 피칭을 하면서도 뛰어난 관리능력으로 실점을 최소하했다.
1회말 안타와 볼넷을 각각 2개씩 내주며 대량 실점 위기를 맞았으나, 1실점으로 막아냈다. 3회에는 황재균을 2루수 병살타, 4회에는 김동한을 유격수 병살타로 잡아내며 무실점으로 넘겼다. 로위는 직구와 슬라이더 말고도 커브, 포크볼, 투심 등 변화구도 다양하게 던진다. 볼배합 카드가 많다는 이야기다. 제구력만 좀더 가다듬는다면 긴 이닝을 책임질 수 있다.
kt는 젊은 토종 투수 육성이 시급한 과제다. 지난해 가능성을 보였던 엄상백 장시환 등은 올해 큰 기복을 보이며 기대만큼 성장하지 못했다. 주 권이 6승7패, 평균자책점 5.20을 기록하며 로테이션의 한 축으로 자리잡았을 뿐 다른 투수들은 선발 기회가 꾸준히 주어지지도 않았다. 내년에도 외국인 투수에 대한 의존도가 높을 것이라는 이야기다. 자신감에 적응력까지 갖춘 로위를 재계약 대상으로 진지하게 고민할 필요가 있는 이유다.
물론 로위처럼 고전을 면치 못하다 시즌 막판 호투를 펼치는 외국인 투수는 그동안 흔했다. 올시즌에는 롯데 린드블럼이 9월 들어서만 3승을 추가하며 결국 10승을 채웠다. 지난해에는 SK 와이번스 세든이 시즌 막판 5연승을 달리며 재계약에 성공했다. 하지만 세든은 올시즌 12경기에서 5승5패, 평균자책점 5.37의 부진을 보인 끝에 퇴출됐다. 로위의 최근 호투가 일시적인 것인지, 내년에도 기대감을 가질 수 있는 구위인지는 알 수 없으나 달라진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부산=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