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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른 해버리고 싶은데." 대기록을 눈 앞에 둔 사람만큼 초조할 수 있을까. '꾸준함의 상징' 박한이(37)도 그랬다.
올 시즌 잔부상이 있으면서도 그가 마지막까지 뛸 수 없었던 이유 중 하나이기도 하다. 주장이라는 책임감을 짊어졌기 때문에 자신의 기록만 생각하지는 않았겠지만, 선수라면 누구나 당연히 욕심날 수 밖에 없는 게 사실이다.
정규 시즌 종료까지 채 5경기도 남지 않은 시점. 어떤 변수, 어떤 상황이 발생할지 모르기 때문에 누구보다 마음이 급한 것은 박한이 자신이었다. 3일 홈 LG전에서 첫 타석 2루타를 치며 시즌 99호 안타를 때려냈지만, 그 다음 타석에서 안타를 추가하지 못했다. 목표가 눈에 보일 수록 생각대로 풀리지 않는 것이 야구이기도 하다.
그리고 시즌 100호 안타도 첫 타석에서 나왔다. 류중일 감독은 이날 경기전 "기록을 세워도 박한이를 교체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한이가 허리가 좋지 않은데도 지금까지 열심히 뛰지 않았나. 선수는 기록만 위해 뛰는 것은 아니다. 이기기위해서 뛴다. 그렇기 때문에 기록을 세웠다고 바로 교체하는 것은 맞지 않다." 감독으로서 충분히 할 수 있는 이야기다.
약속대로 박한이는 경기를 마저 뛰었다. 이날 삼성은 LG를 상대로 짜릿한 역전극을 펼쳤다. 그 중심에 베테랑 선수들이 있었다. 박한이는 네번째 타석에서 좌중간 2루타를 하나 추가하며 현역 최다 안타 기록을 향한 또다른 행진도 이어갔다.
대구=나유리기자 youll@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