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의 희망 '3박', 내년 로테이션 밑거름 될까

기사입력 2016-10-06 23:06


롯데 자이언츠 박시영은 지난 2008년 입단한 프로 9년차 투수다. 올시즌 처음으로 주목을 받으며 롯데 마운드의 희망으로 떠올랐다. 지난 4일 잠실에서 두산 베어스를 상대로 선발등판해 역투하고 있는 박시영. 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16.10.04/

롯데 자이언츠 박세웅은 올시즌 처음으로 풀타임 선발로 던지며 한층 성장한 모습을 보였다. 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롯데 자이언츠 박진형은 선발과 불펜이 모두 가능한 투수로 내년에는 선발 후보로 꼽힌다. 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

롯데 자이언츠는 올시즌에도 포스트시즌에 진출하지 못했지만, 의미있는 수확 한 가지를 확인했다.

고질적인 마운드 약세를 극복해낼 수 있는 젊은 선수들의 성장 가능성이 바로 그것이다. 박세웅(21), 박진형(22), 박시영(27) 등 이른바 '3박'이다. 장차 롯데 선발진을 이끌 재목들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롯데가 올시즌 선발진 붕괴로 어려움을 겪었다는 점에서 이들 3명의 성장은 크나큰 소득이 아닐 수 없다. 내년 시즌 선발 밑그림도 엿볼 수 있는 면면이다.

박세웅은 지난해 시즌 중반 kt 위즈에서 이적해 온 뒤 꾸준히 선발 등판 기회를 얻었다. 올시즌에도 풀타임 로테이션을 지키며 7승12패, 평균자책점 5.78을 기록했다. 박세웅은 시즌 최종전인 오는 8일 넥센 히어로즈와의 홈게임에 선발로 등판한다. 비록 시즌 내내 들쭉날쭉한 피칭으로 불안감을 나타내기는 했지만, 선발 투수로서의 자질을 확인하고 경험을 쌓았다는 점이 결코 가볍지 않다. 두 자릿수 승수도 욕심낼만한 피칭을 보이기도 했다. 지난 7월 21일 KIA전서 시즌 7승을 따낸 박세웅은 그러나 이후 기복있는 투구와 동료들의 지원 부족으로 단 1승도 추가하지 못했다. 자신의 책임도 있었다. 박세웅이 승리에 실패할 때마다 조원우 감독은 "경기운영 능력을 더 키워야 한다"고 했다. 초반 투구수가 많고 불안하다는 이야기다.

박진형은 롱릴리프로 시즌을 시작했다가 지난 5월 22일 두산 베어스전부터 로테이션에 합류해 6월말까지 한 달여간 선발로 등판했다. 이 기간 3승1패를 올리며 붕괴 직전의 롯데 마운드에 힘을 불어넣었다. 이어 다시 중간계투로 옮겼다가 지난 8월 5일 두산전서 다시 선발로 나서며 로테이션을 이뤘다. 이후 박진형은 7경기에서 2승을 추가하는데 그쳤다. 아무래도 첫 풀시즌 피칭이 체력적으로 부담이 됐을 수 있다. 조 감독은 박진형에 대해 "손가락 감각이 좋고 영리하다"고 평가했다. 올시즌 성적은 38경기에서 6승2패, 3홀드, 평균자책점 5.81.

박시영은 두 선수에 비해 주목을 덜 받았다. 2008년 제물포고를 졸업하고 롯데에 입단한 박시영은 올해 프로 9년차다. 1군 경험은 2010년 2경기가 전부였다. 지난 5월 11일 1군에 오른 박시영은 42경기에서 2승3패, 평균자책점 5.40을 기록중이다. 선발로는 2경기에 등판했다. 지난 4일 잠실 두산전에서 자신의 한 경기 최다인 5⅔이닝 동안 6안타 3실점의 역투를 펼치며 선발로서의 가능성을 확인했다. 조 감독은 박시영에 대해 "3명 중에 볼이 나오는 각도가 가장 좋다. 2군에서 그동안 선발수업을 쌓아왔기 때문에 감각은 있는 친구다. 선발로 활용가능하다"고 칭찬했다.

조 감독은 이들에 대해 "젊은 투수들이 특히 그렇지만 선발투수면 베테랑이라도 초반을 넘기는게 부담스럽다. 아무래도 1회가 가장 긴장된다"면서 "올해 이들 3명 모두 나름대로 좋은 활약을 해줬다"고 평가했다.

롯데는 내년 시즌 역시 선발진 활약이 성패의 열쇠다. 외국인 선발 2명을 제외한 나머지 3자리를 놓고 치열한 경쟁이 펼쳐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들 '3박'이 선발 자리를 차지한다면 롯데의 마운드 세대 교체를 기대해 볼 수도 있다.
부산=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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