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란의 넥센-LG-KIA, 기적의 끝은?

기사입력 2016-10-10 10:21


넥센 히어로즈와 두산 베어스의 2016 프로야구 경기가 29일 잠실구장에서 열렸다.
넥센이 두산을 9대1로 대파한 가운데 선수들이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잠실=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16.09.29/

올시즌 720경기의 대장정을 치르고 결정된 5강은 시즌전 예상과는 분명히 달랐다.

역대 최다승 우승팀이 된 두산 베어스와 2위 NC 다이노스는 시즌 전부터 5강은 물론 우승 후보로 불렸던 팀들. 하지만 3위 넥센 히어로즈와 4위 LG 트윈스, 5위 KIA 타이거즈는 시즌 전 대부분의 전문가들이 하위권으로 꼽은 팀이었다.

넥센은 그동안 타격의 팀으로 만들었던 강정호 박병호 유한준 등이 떠나면서 공격력이 약화된데다 밴헤켄의 일본 진출과 손승락의 FA이적, 조상우 한현희의 수술로 인해 투-타가 모두 크게 약화됐다. 많은 전문가들이 하위권을 넘어 심지어 꼴찌로 예상하기도 했다. 그만큼 전력 약화가 뚜렷했다. LG와 KIA는 2015년에 보여줬던 모습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이란 예상이 많았다. 롯데와 한화가 FA를 영입하면서 전력을 보강해 상대적으로LG와 KIA의 전력이 떨어져 보인것이 사실.

넥센은 시작부터 돌풍이었다. 신재영의 깜짝 등장에다 새롭게 짜여진 김상수 이보근 김세현의 필승조가 안정적인 모습을 보였고, 타격 역시 집중력과 짜임새로 활발한 득점을 하면서 주축들의 공백이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조금 약해보였던 외국인 선발진도 강속구 투수 맥그레거와 일본에서 돌아온 밴헤켄으로 메우면서 한층 전력이 안정됐고, 끝까지 3위를 지켜내며 준플레이오프에 직행했다. 지난해 4위로 와일드카드 결정전을 했을 때보다 더 좋은 성적을 거둔 것이다.


2016 프로야구 삼성과 LG의 경기가 18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렸다. 2회말 LG 양석환이 좌중월 3점 홈런을 친 후 홈에서 오지환과 기뻐하고 있다.
잠실=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2016.09.18.
LG는 이진영을 2차드래프트를 통해 kt로 이적시키고, 프랜차이즈 스타인 이병규(9번)를 2군에 두면서 확실한 세대교체의 의지를 보였다. 시즌 중반 성적이 떨어지면서 성적과 리빌딩 둘 다 놓친다는 비난을 받기도 했지만 8월초 파죽의 9연승을 달리며 반전의 씨앗을 뿌린 뒤 승승장구하며 젊은 선수들의 패기있는 신바람 야구로 5강 싸움의 승자가 됐다.

KIA는 다른 팀처럼 큰 굴곡을 타지 않으며 안정적인 모습을 보였다. 윤석민이 부상으로 빠지면서 힘든 시즌이 예상됐지만 월별 성적을 볼 때 5강 언저리를 유지하는 성적을 보였다. 후반기 임창용 윤석민 김진우의 가세, 9월 안치홍 김선빈의 복귀 등으로 더 좋은 성적을 기대하기도 했지만 5할 근처의 승률로 5강에 턱걸이했다.


2016 프로야구 KBO리그 삼성라이온스와 KIA타이거즈의 경기가 5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렸다. KIA 선수들이 삼성을 상대로 4대2 승리를 확정짓고 하이파이브 하고 있다.
대구=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2016.10.05/
분위기는 상승세다. 남들의 평가를 비웃고 5강을 이뤄낸 성취감이 크다. 가을야구를 하게 됐으니 더 오래 하고 싶은 것은 당연지사.

세 팀의 공통점은 마운드가 어느정도 안정이 돼 있다는 점이다. 넥센은 밴헤켄-맥그레거-신재영의 선발 삼총사가 든든하고 필승조 역시 홀드왕 이보근과 세이브왕 김세현이 있어 안정감을 자랑한다. LG는 허프-소사-류제국-우규민의 4인 선발이 좋은데다 임정우가 마무리로서 활실히 자리를 잡았다. KIA도 마운드는 다른 5강 팀들과 비교해 뒤지지 않는다. 헥터, 지크, 양현종이 좋은데다 윤석민 김진우 임창용 등 불펜에도 자원이 풍부하다. 어느팀과 붙어도 해볼만 하다는 생각이다.


지난해 두산 베어스가 준PO부터 시작해 한국시리즈 제패를 한 것이 이들에겐 '할 수 있다'는 동기부여가 된다.

3팀은 스스로 기적을 이뤘다고 말하고 있다. 포스트시즌에서도 기적이 이어질까. 3팀 중 단 한팀만 플레이오프에서 NC를 만난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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