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왜 양상문 감독은 유강남을 계속해서 고집했을까.
여기서 드는 의문. 유강남 미스터리다. 양 감독은 0-4이던 8회 무사 1, 2루 천금의 찬스에서 8번 유강남 기용을 강행했다. 앞서 7번 타순 베테랑 정성훈을 빼고 이병규를 대타로 내세웠다. 이번 와일드카드 결정전 엔트리 수는 여유가 있다. KIA 선발 헥터 노에시가 흔들리고 있었기에 유강남 타석에도 좌타자 서상우 카드를 생각해볼 수 있었다. 결과론 적인 얘기지만, 그나마 다행이었던 건 유강남이 적시타를 때려준 것. 대타를 선택하지 않은 것은, 유강남의 장타력을 믿었거나 유강남만 살아나간다면 9번 손주인 타석에서 서상우를 쓸 계산을 했다고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그 다음, 유강남 대주자를 선택하지 않은 것은 이해하기 힘든 대목. 추격하는 팀이 1, 3루 찬스를 잡는다면 보통 3루보다 1루주자를 발 빠른 선수로 바꿔주는 게 보통이다. 장타에 1루주자가 홈을 밟게 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양 감독은 1루주자 유강남이 아닌 3루주자 이병규를 황목치승으로 교체했다. 물론, 짧은 희생플라이 타구가 나왔을 때 유리할 수 있지만 3점차에서 큰 의미가 없는 3루 대주자 교체였다. 바꾸려면 발 느린 1루주자 유강남을 교체해주는 것이 일반적 수순이었다. 하지만 양 감독은 끝까지 유강남을 밀고 나가다 어처구니 없는 주루사로 경기를 망쳤다. 경험 문제였다. 2루까지 뛴 유강남이 팔을 열심히 돌리던 유지현 3루 베이스 코치를 봤다고 치자. 하지만 본인이 2루에서 한 번 멈칫 했다면, 과감히 코치 사인을 무시하고 2루에서 멈추는 선택을 할 수 있어야 했다. 그러나 긴장된 순간 코치의 사인대로 움직였다. 결과는 참혹했다. 허둥대던 KIA에게 귀중한 1승을 선물하는 순간이었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