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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26일 한화 선수단은 일본 미야자키로 마무리캠프를 떠난다. 이미 일본교육리그에 참가하고 있는 선수들은 현지에서 합류한다. 11월말까지 이어질 이번 마무리캠프는 많은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두번째 FA를 앞둔 선수들(이용규, 정근우), 재기를 노리는 선수들(배영수 안영명), 그리고 김성근 감독까지. 저마다 마음속에 제각각의 꿈을 꾸고 있다.
계약 기간이 남아 있는 상황에서 재신임 의향을 별도로 전달하는 것도 어색하다. 그렇다고 명확하게 구단이나 그룹차원에서 감독 거취를 확정지은 적도 없다. 지난 주가 사실상 거취를 논할 마지막 시한이었는데 조용히 지나갔다. 물론 가능성은 희박하지만 갑자기 한화그룹 최고 수뇌부에서 24일 이나 25일, 심지어 마무리훈련이 한창인 26일 이후에도 감독 경질을 결정할 수도 있다. 감독 선임은 구단 시스템이 아닌 그룹 수뇌부 의중이 직접적으로 투영된다. 이 때문에 야구계 스케줄이나 일상적인 야구단 관례에 얽매이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이같은 결정 과정은 너무 파격적이고 정도에서 벗어나 보여 예기치 못한 역풍을 불러올 수 있다. 현재로선 '약속, 신용과 의리'를 강조하는 한화정신에 입각해 계약기간을 채워주는 모양새다. 김성근 감독의 '과'가 있지만 뚜렷한 '공'도 있다는 판단이다. 이는 구단과 그룹이 공히 인정하는 부분이다.
김 감독은 지난 봄을 너무 아쉬워한다. 개막전부터 LG에 연거푸 연장전 패배를 당한 뒤 팀은 내리막을 탔다. 5월 들어 8승18패로 꼴찌로 떨어지고 감독 본인의 허리 디스크 수술로 20여일 덕아웃을 비웠다. 김 감독 부재 기간 팀은 2승10패로 허덕였다. 5월 20일 김 감독이 복귀했을 당시 한화는 10승28패로 부동의 꼴찌였다. 승률은 2할6푼3리였다.
김 감독이 복귀한 이후 한화는 달라졌다. 반전을 거듭하며 꼴찌에서 벗어났고, 중위권 싸움을 했다. 막판에 힘이 빠졌지만 김 감독 복귀 이후 시즌 종료까지 성적만 따지면 56승3무47패(승률 0.544)로 전체 3위다. 이 기간 1위는 두산(66승39패, 0.629), 2위는 NC(63승2무42패, 0.600)이었다. 4위는 넥센(57승48패, 0.543)이었다.
김 감독이 시즌 막판 이용규와 송창식의 부상복귀를 서두르지 않고 시즌을 마친 이유 또한 2017년을 염두에 뒀기 때문이다. 김 감독의 지인은 "감독님이 시즌을 마친 뒤 많이 아쉬워하셨다. 본인 스스로에 대한 자책도 많이 하셨다. 변하는 부분도 있을 것이고, 개선되는 부분도 있을 것이다. 내년에는 좀더 독하게 본인과 맞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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