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S] 이러면 절대 못 이긴다, 약점으로 본 한국시리즈

기사입력 2016-10-26 16:50


두산 선수단. 스포츠조선DB

2016 프로야구 플레이오프 4차전 LG와 NC의 경기가 25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렸다. 4차전에 승리하며 창단 첫 한국시리즈 진출을 결정지은 NC 선수들이 기뻐하고 있다.
잠실=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2016.10.25.

여유와 패기의 대결. 우승을 해야 하는 사연도, 이유도 많은 두 팀. 닮았으면서도 다른 만남이 기다리고 있다.

두산 베어스와 NC 다이노스가 2016년 한국시리즈에서 맞붙는다. NC에 여러 악재가 겹치면서 분위기를 우려했지만, 2위팀의 저력은 달랐다. 플레이오프에서 LG를 3승1패로 완벽하게 제압하고 한국시리즈까지 여유를 남겼다.

지난해 준플레이오프부터 출발해 한국시리즈 우승이라는 '기적'을 만든 두산은 21년 만의 통합 우승에 도전한다. 창단 후 처음 한국시리즈에 진출한 NC는 두산의 아성을 위협하는 존재다. 또 두 팀은 인연의 실타래로 얽혀있다. NC 김경문 감독이 선수-코치-감독으로 두산에서 오랫동안 몸담았었고, 이종욱, 손시헌 등 두산 출신 선수들도 많다.

시즌 초반부터 경계 대상이었고, 맞대결이 예상됐던 두 팀. 서로를 잘 알고 있어 더욱 쉽게 장담하기 어렵다. 두산과 NC의 약점을 중심으로 최악의 시나리오를 예측해봤다.

◇두산

선발이 무너지면 힘들다

리그에서 가장 강한 타선과 가장 압도적인 선발진. 약점이 없어 보이는 두산의 유일한 약점을 꼽자면, 바로 불펜이다. 정재훈의 복귀가 끝내 불발됐다. 지난 8월 타구에 맞아 팔뚝 골절상을 입었던 그는 한국시리즈 합류가 목표였다. 하지만 지난 18일 일본 미야자키 연습 경기에서 어깨 통증이 생겼고, 검진 결과 어깨 회전근개 부분 파열 진단을 받았다.

두산은 한국시리즈에서 이용찬-이현승 더블 스토퍼 체제를 구축할 것으로 보인다. 홍상삼 윤명준 김강률이 있지만, 중간 싸움에서는 NC에 밀리는 것이 사실이다. 정재훈의 복귀를 고대했던 이유다.


투고타저가 계속되는 올해 포스트시즌에서 '판타스틱4'로 불리는 니퍼트, 보우덴, 장원준, 유희관 중 생각보다 빨리, 크게 무너지는 선수가 나오면 흐름이 넘어갈 수 있다. 플레이오프에서 본 NC 불펜의 컨디션이 좋았기 때문이다. 두산이 가장 경계해야 할 부분이기도 하다.


김재환(오른쪽).스포츠조선DB
김재환의 방망이가 얼어붙는다면

'포스트시즌 1경기는 정규시즌 10경기에 견줄 만큼 가치가 크다'고 말할 정도로 가을 무대에서 경험은 무시할 수 없는 요소다. 특히 경험이 많지 않은 젊은 선수들은 수비보다 공격에서 실수를 한다.

한국시리즈에서 두산의 4번 타자 최유력 후보는 김재환이다. 올해 기량이 만개한 김재환은 정규 시즌 134경기로 첫 풀타임을 뛰며 160안타 37홈런 124타점 타율 0.325를 기록했다. 홈런 3위, 타점 3위, 장타율 3위(0.628)에 해당하는 성적이다.

하지만 포스트시즌 경험은 없다. 2012년 준플레이오프 엔트리에 포함됐지만 1타석을 소화한 것이 전부다. 올해 포스트시즌에 진출했던 팀들 모두 4번 타자의 '묵묵부답'에 속앓이를 했었다. 두산도 김재환이 터져주지 않으면 공격이 꼬일 수 있다.

◇NC

확실한 4선발? 도박일까 도전일까

김경문 감독은 진출을 확정 지은 후 "한국시리즈에서는 3선발로 안 된다. 상대에 대비한 확실한 4선발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새로운 카드'가 될 수도 있다고 했다.

단기전에서 NC의 약점은 선발이다. 해커-스튜어트 '원투펀치'는 휴식 효과인지 완벽한 활약을 보여줬지만, 그다음 카드는 애매하다. 플레이오프에서는 장현식이 3선발로 출격했으나 포스트시즌 한 이닝 최다 볼넷 타이(4개)기록만 세우고 물러났었다.

NC가 정확히 어떤 카드를 꺼낼지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자체 청백전 때 테스트했던 정수민도 있고, 이재학 역시 경찰 발표 결과에 따라 합류가 가능하다. 플레이오프에서는 불펜으로 뛴 최금강 활용법도 있다. 하지만 뚜렷하지 않은 4선발 체제는 두산과 맞서 싸우기 힘든 아킬레스건이다.


LG와 NC의 2016 KBO 리그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 3차전이 24일 잠실구장에서 열렸다. 연장 11회초 2사 1,2루 NC 나성범이 LG 중견수 안익훈의 호수비로 아웃된 후 아쉬워하고 있다.
잠실=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6.10.24/
나성범-테임즈, 다시 침묵하면 돌파구 없다

언제 무엇이 터질지 모르는 NC 타선에서, 나성범과 테임즈의 존재감은 크다. 두 사람은 플레이오프 1~3차전에서 컨디션이 썩 좋지 않았다. 테임즈가 1차전 결장 후 2~3차전에서 7타수 무안타로 침묵했고, 나성범은 1~3차전 13타수 1안타에 그쳤다.

두 사람의 부진은 팀 공격에 막대한 영향을 끼친다. NC가 연장 11회 접전 끝에 1대2로 패했던 3차전. LG 못지않게 NC도 점수를 낼 많은 기회가 있었다. 숱한 찬스를 NC 중심 타선이 날렸고, 결국 패배로 이어졌다.

다행인 것은 4차전에서 테임즈, 나성범이 살아나는 모습을 보였다는 것이다. 테임즈는 스트라이크존 판정 불만을 딛고 동점 솔로포 포함 2안타 '멀티 히트'를 터트렸고, 나성범도 경기 후반 우전 안타 2개를 기록하며 12타수 무안타 행진을 깼다.

하지만 경계를 풀기에는 이르다. 두산 선발진에 가로막히면 NC가 기대하지 않았던 방향으로 흘러가게 된다. 공격의 '키'는 여전히 나성범과 테임즈가 쥐고 있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