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다 관전평]2위 NC와 1위 두산의 결정적 차이

기사입력 2016-10-30 17:16


30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KBO리그 한국시리즈 2차전 두산 베어스와 NC 다이노스의 경기가 열렸다. 두산 장원준과 NC 해커가 선발 맞대결을 펼쳤다. 두산 8회 2사 3루 김재환 타석 때 NC 해커의 폭투로 3루주자 박건우가 득점에 성공했다. 해커의 태그에 앞서 득점에 성공하고 있는 박건우.
잠실=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16.10.30

포스트시즌은 매경기가 벼랑끝 승부, 내일이 없는 총력전이다. 때로는 숨막히는 투수전, 불꽃튀는 타격전이 팬들의 피를 끓게 하고, 마음을 쥐고 흔든다. 정해진 공식대로, 틀에 찍어낸 듯한 분석은 식상하다. 스포츠조선이 '사이다'처럼 시원하게, 팬들의 마음을 그대로 담아 풀어낸다. 담당기자 입장에서 '편파적으로' 상대팀을 신랄하게 꼬집는 '사이다 관전평'이다. <편집자주>

두산 편에서-NC는 2위할 자격이 충분하다.

NC 다이노스 잘 한다. 한국시리즈 1차전, 그리고 2차전. 기대 이상이다.

두 명의 외국인 투수 재크 스튜어트와 에릭 해커가 잘 던졌다. 위기에 놓였으나 실점을 최소화하는 피칭. 왜 NC가 작년 시즌 뒤 이 둘과 재계약했는지 고개가 끄덕여졌다.

올해 두산 타선은 정말 무섭다. 1번부터 9번까지 주전 전원이 50타점 이상을 수확한 방망이다. 리그에서 이런 짜임새는 없다. 테이블세터, 중심 타선, 하원 타선까지 물샐틈 없다. 엔트리에 든 선수 전원이 눈에 보이면 방망이를 돌린다. 상대 배터리가 갖는 부담감이 상당하다.

하지만 NC 투수들이 그런 타선을 이겨냈다. 스튜어트 6이닝 7안타 무실점, 해커는 7⅔이닝 6안타 3실점이다. 헤커는 앞선 LG 트윈스와의 플레이오프에서 단 3일만 쉬고 등판해 구위가 떨어졌으나 볼끝이 예리했다. 포심 패스트볼을 숨기고 투심 패스트볼, 컷 패스트볼 등 변형 직구를 던졌다. 효과 만점의 구종이었다.


그러나 거기까지다. 충분히 잘하고 있지만, 지금 모습이 딱 NC가 할 수 있는 야구다. 한계라고나 할까. 할 수 있는 최대치를 다 끌어내고 있지만 거대한 벽에 가로막혀 있다고나 할까.

NC하면 흔히 '나테이박'을 거론한다. 나성범-테임즈-이호준-박석민이 뿜어내는 시너지 효과가 상당하다는 의미다. 그런데 그건 다른 구단과 맞붙었을 때 얘기다. 누가 나성범을 두려워하고 누가 테임즈를 무서워하는가. 애초 두산은 상대 테이블세터를 더 걱정했다. 1,2번만 막으면 무조건 이긴다고 봤다. 푹 쉰 선발진이 NC 중심 타선을 압도한다고 판단했다.

두 팀의 전력 차이는 수비에서도 여실히 드러난다. NC 팬들, 1차전 연장 11회말 나온 김재호의 안타를 기억하는가. 말이 좋아 안타지 실책이다. 무사 1루에서 중견수 김성욱이 평범한 뜬공을 놓쳤다.

2차전 얘기도 해보자. 승부가 갈린 8회초다. 무사 1루에서 오재원의 희생 번트 때 포수 용덕한은 2루로 던지라는 신호를 분명히 보냈다. 그러나 투수 해커의 선택은 1루 송구. 적극성이 부족했다. 계소된 1사 2루, 민병헌의 땅볼 때 나온 유격수 지석훈의 판단도 아쉬웠다. 잡자마자 3루로 던지면 승부가 가능했으나, 1루로 공을 뿌렸다. 결과는 계속된 2사 3루에서 해커의 폭투로 결승점 헌납.

반면 두산은 야수들이 위기 때마다 병살타를 3개 잡았다. 투수가 낮은 코스로 변화구를 잘 떨어뜨렸고 내야수들이 2아웃을 단숨에 만들었다.

이는 단순히 운으로 볼 문제가 아니다. 왜 두산은 결정적인 호수비를 하고, NC는 아쉬운 플레이를 쏟아내는지. 그것이 실력이고 그것이 전력이다. 그것이 두산이 이길 수밖에 없는 이유고 그것이 NC가 패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가뜩이나 NC는 3~4차전 선발도 이름값이 뚝 떨어지지 않는가. 이러다 두산의 4연승으로 한국시리즈가 끝나는 것 아닌지 모르겠다. 아, 필자는 4승1패를 예상했었는데.

참. 다시 한 번 말하지만. NC는 잘하고 있다.

잠실=함태수 기자 hamts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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