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KS 2연패 뒤에 최강 프런트가 있다

기사입력 2016-11-03 00:59


사진제공=두산 베어스

사진제공=두산 베어스

무엇이 최강 두산 베어스를 만들었을까.

두산의 통합 우승 뒤에는 야구를 잘 아는 프런트가 있다. 김승영 사장(58)과 김태룡 단장(57)이 주인공이다.

둘은 베어스에서 오랫동안 호흡을 맞춰온 야구단 경영인이자, 야구 전문가다. 두산그룹 계열의 광고회사 오리콤 출신인 김 사장은 1991년 과장으로 야구단과 인연을 시작해 26년째 일하고 있다. 부산고-동아대에서 내야수로 활약했던 김 단장은 입사 27년차 두산맨. 평사원으로 출발해 임원까지 올랐다.

두산 야구를 이끌고 있는 둘은 다른 구단 임원들에게 부러움의 대상이다. 김 사장과 김 단장은 야구단에서 차근차근 성장해 최고의 자리에 올랐다. 이들은 모그룹에 내려온 낙하산 인사가 아니라 야구단과 함께 해 온 '베어스 사람'이다. 모그룹 최고위층에서 이들의 전문성, 야구단의 특수성을 인정한 것이다. 야구라는 콘텐츠, 야구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전문가들에게 구단을 맡기는 게 가장 효율적이라는 걸 오랜 경험을 통해 확인했다.

김 사장과 김 단장은 업무 스타일에서 상호 보완적이다. 김 사장은 구단 전반을 챙기면서 팀을 이끌어 간다. 선수 출신인 김 단장은 선수단의 경기력 부문에 집중한다. 김 사장은 일 처리가 깔끔하다. 맺고 끊는 게 확실하다. 반면 김 단장은 유연한 성격의 소유자다.

'양 김'의 공통점은 다른 사람의 말을 경청한다는 점이다. 김 단장은 퇴근길에 구단 사무실에서 자신의 승용차까지 걸어서 5분도 안 되는 거리를 가는데 30분 이상 걸릴 때가 잦다. 퇴근 하는 선수들과 만나 이런 저런 얘기를 나누다 보면 30분이 훌쩍 지나간다고 한다.

두산은 이번 한국시리즈를 준비하면서 이례적으로 일본 미야자키에 미니 캠프를 차렸다. 김 단장이 아이디어를 냈고, 김 사장이 수용했다. KBO리그에서 대표적인 일본통인 김 단장이 일본 프로야구 구단의 협조를 얻어 캠프를 진행했다.

두산은 이번 미야자키에서 계획했던 3경기를 악천후로 1.5게임만 소화했다. 하지만 두산 선수들은 캠프 효과를 톡톡히 봤다고 말한다. 국내 보다 선수들의 훈련 집중력이 좋았다고 한다.


김 단장은 "2군 훈련장인 이천에만 있었다면 선수들의 목표의식을 유지하기 힘들었을 것이다. 짧은 기간이었지만 일본 미니 캠프는 기분전환 효과가 있었다. 또 일본 프로팀 2군에서 구위가 좋은 투수들의 공을 친 게 실전 감각에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두산은 지난해 FA 투수 장원준 영입에 84억원을 투자해 한국시리즈 우승을 이끌었다. 올해는 환상적인 선발 투수진 '판타스틱 4'를 구성해 한국시리즈 2연패를 달성했다. 전력의 밑그림을 그리고 힘을 불어넣은 김 사장-김 단장 콤비의 뒷받침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결과물이다.

창원=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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