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상선수 천국' kt, 준척급 FA 선택할 수 있나

기사입력 2016-11-12 23:10


2016 프로야구 KBO리그 kt위즈와 NC다이노스의 경기가 20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렸다. kt 투수 고영표가 팀의 6대2 승리를 확정짓고 동료들과 하이파이브 하고 있다.
수원=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2016.09.20/

kt 위즈는 보상선수 딜레마를 떨쳐내며 FA 영입전에 뛰어들 수 있을까.

생각보다 조용한 FA 시장. 막내팀 kt도 선배 구단들과 눈치 싸움을 벌이고 있다. kt는 일찌감치 적극적 투자 의지를 드러냈고, 김진욱 신임 감독은 거포 3루수 영입을 원한다고 공개적으로 말했다. 전력상 선발 투수도 필요하다. 3루수 요원 황재균과 선발 김광현, 양현종, 차우찬 등이 kt 입장에서는 최선이 될 수 있는 카드다. 하지만 이 선수들이 해외 진출 의지가 있고, 해외 진출에 실패한다 해도 몸값이 너무 비싸 kt가 접근하기 힘들 수 있다. 그래서 최근 나오는 얘기는 kt가 준척급 선수들에게 눈을 돌릴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절대 쉽지 않은 일이다. 돈 문제가 아니다. 보상선수 문제다. kt는 막내 팀으로 수년간 유망주들을 모아왔다. 30홈런, 15승을 해줄 수 있는 선수들을 영입한다면 모를까 이에 못미치는 선수를 돈을 주고 영입하며 보상선수까지 내준다고 하면 어리석은 투자가 된다.

FA 선수 영입시 작성하는 보호선수 20인 명단. 결국 이는 구단이 정하는 것이다. 하지만 누가 봐도 20인 명단에 들어갈 수밖에 없는 선수들이 있다. 먼저 투수. 장시환 조무근 김재윤 고영표 엄상백 주 권 심재민은 무조건 보호돼야 하는 투수들이다. 포수 장성우도 마찬가지. 내야에는 캡틴 박경수가 있다. 외야는 이대형 유한준 김사연 정도가 확실한 카드다. 이렇게 확실하다고 하는 카드만 골라봐도 벌써 12명이다.

이제 남은 선수다. 투수진에 홍성용 정대현 정성곤 이창재 김사율 안상빈 홍성무 박세진 류희운 배우열 등이 1군에서 뛸 수 있는 선수들이다. 포수 이해창과 김종민도 기량이 급성장했다. 내야에는 박기혁 김연훈 김동명 김영환 문상철 유민상 등 베테랑과 신예가 골고루 있다. 외야는 더 골치가 아프다. 오정복 하준호 배병옥 전민수 김민혁 김영환 등이 있다. 이 24명 중 8명의 선수를 고른다고 하면 정말 어려운 일이다. 이 말은 즉슨, 당장 1군에서 활약할 수 있거나 미래가 될 수 있는 유망 자원이 대거 보호선수 명단에 포함되기 힘들다는 뜻이다.

물론 변수는 있다. 어떤 원소속팀 선수를 데려오느냐에 따라 보호선수 명단 작성 전략이 달라진다. 당장 1군 선수 수혈이 급한 팀들이라면 군 입대 신청을 해놓은 문상철, 김영환 등을 제외할 것이다. 하지만 1군 라인업에 탄탄한 상위권팀이라면 2년이 아깝지 않아 거포 유망주 문상철 등을 지명할 수도 있다.

어찌됐든 구단 입장에서는 보상선수가 빠진 자리에 새 선수가 들어와 월등한 기량을 보여줘야 FA 투자를 성공적으로 했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다. 그래서 보상선수 문제로 준척급 선수들 이동이 힘들고 kt도 고민할 수밖에 없다. 또 하나 생각나는 것은, 왜 kt가 지난해 보상선수 출혈 없이 2명의 FA 선수를 더 영입할 수 있었는데 그 선택을 하지 않았는가의 아쉬움으로 이어진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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