컵스 구단주, 2003년 공낚아챈 바트만 만난다

기사입력 2016-11-18 08:40


시카고 컵스 톰 리케츠 구단주가 2003년 내셔널리그 챔피언십시리즈에서 파울 타구를 건드려 수비를 방해한 스티브 바트만을 만나 불편한 마음을 풀기로 했다. 지난 5일(한국시각) 컵스의 우승 행사에서 앤서니 리조가 두 팔을 들어 팬들의 환호에 답례하고 있다. ⓒAFPBBNews = News1

108년만에 월드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시카고 컵스가 13년전 포스트시즌에서 파울 타구를 건드려 수비를 방해한 스티브 바트만을 만날 예정이다.

바트만은 2003년 플로리다 말린스와의 내셔널리그 챔피언십시리즈 6차전에서 당시 좌익수였던 모이제스 알루가 잡을 수 있었던 파울 타구를 낚아채 잡지 못하게 한 인물. 바트만은 자신도 공을 잡지 못했고, 알루는 그를 향해 거칠게 소리를 지르며 항의했다. 결국 컵스는 해당 경기를 내준 뒤 7차전에서도 패해 월드시리즈에 나가지 못했다. 컵스는 이 사건이 있은 후로 12년만인 지난해 다시 리그챔피언십시리즈에 진출했지만, 뉴욕 메츠에 4패로 허무하게 무너지며 월드시리즈의 한을 풀지 못했다. 바트만이 또다시 팬들의 비난에 올랐다.

그런 컵스 구단은 올해 월드시리즈에서 클리블랜드 인디언스에 극적인 역전 우승을 거두자 지나간 일들에 대한 정리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구단주인 톰 리케츠가 바트만을 만나 불편한 마음을 풀기로 했다고 한다. ESPN은 18일(이하 한국시각) '염소의 저주를 푼 컵스의 리케츠 구단주가 지난 십수년간 팀을 괴롭혔던 사건과의 악연을 풀기 위해 스티브 바트만을 만나고 싶어한다'고 전했다.

앞서 지난 17일 리케츠 구단주는 USA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이제 평화롭게 과거를 정리해야 한다. 더이상 미래로 내몰지 않고 역사에 남겨놓는 것이 우리의 임무다. 과거는 과거일 뿐이다. 이제는 대화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바트만을 조만간 만날 예정인 리케츠 구단주는 "지금이 딱 좋은 시기다. 그와 만나 일이 잘 풀일 것이고 모든 사람들도 좋지 않은 감정을 끝낼 것이다. 지금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라면서 "난 우리 구단 직원들에게 유령이니 저주니 바트만이니 하는 요상스러운 말들을 전혀 하지 않는다. 궁극적으로 우리는 우승 반지를 얻었고, 그게 지금의 우리다"며 배경을 설명했다.

바트만의 대변인이자 변호인인 프랭크 머사는 USA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바트만은 지금도 시카고에 살고 있다. 2003년 사건이 있은 후로 지금까지 어떠한 인터뷰도 하지 않았다"며 "이번에 컵스가 우승을 했을 때 다른 팬들과 마찬가지로 바트만도 무척이나 기뻐했다"고 전했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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