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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번 타자 최형우(33)가 라커를 비운데 이어, 좌완 선발투수 차우찬(29)도 사실상 작별을 고했다. 지난해 내야수 박석민이 NC 다이노스로 떠나더니, 올해도 투타 주축 전력이 빠져나갔다. 두 선수에게 함께하고 싶다고 했던 김한수 신임 감독(45)은 구단에 꼭 잡아달라고 부탁했으나, 허탈하게 물러서게 됐다. 움켜쥐고 있던 주먹이 풀려 모래가 흘러내리는 것처럼 전력이 흩어진다.
'새 전력'으로 '누출된 자원'의 공백을 메우기 어렵다. 지난달 외부 FA 내야수 이원석(30)을 영입한 삼성은 지난 5일 언더핸드스로 투수 우규민(31)을 데려왔다. 이원석은 4년-27억원, 우규민은 4년-65억원에 사인했다. 두 선수 모두 즉시전력 자원이긴 해도, 이번 FA 시장에서 주목받은 전력은 아니었다. 투타의 핵심 전력으로 평가하기 어렵다. 이원석을 데려오면서 '12년 만의 외부 FA 영입'이라고 의미를 부여했으나, 옹색하게 들린다. 전력 강화를 위한 의욕적인 투자가 아니라, 최형우-차우찬 유출에 따른 '궁여지책'이라고 봐야 한다. 몸값에 선수 가치가 온전히 담겨있다고 보긴 어려워도, 현재와 미래 가치가 들어가 있다. 엄청난 몸값 불균형이다.
전력을 대차대조 해보자. 우규민은 이번 시즌 LG 트윈스 소속으로 6승11패-평균자책점 4.91을 기록했다. 허리 부상에 따른 구위 저하로 선발 로테이션을 정상적으로 지키지 못했다. 시즌 후반에 부진해 전력에서 사실상 제외되기도 했다. 김한수 감독은 우규민에 대해 "팀에 큰 보탬이 될 수 있을 것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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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은 이번 겨울에 10승 이상이 가능한 선발 투수, 타율 3할-30홈런-100타점이 기본인 4번 타자를 잃었다. 삼성팬들은 최악의 부진을 경험한 삼성이 의욕적으로 전력보강에 나설 것으로 기대했는데, 끝내 전략적인 투자는 이뤄지지 않았다. 내년 시즌 재도약 의지를 의심하게 만드는 라이온즈의 스토브 리그다.
아무리 육성을 강조해도 지금같은 기조가 이어진다면, 내년 시즌에도 하위권을 벗어나기 어렵다. 올시즌 9위가 굉장히 낯설다고 했는데, 만년 하위권 팀으로 고착될 수도 있다. 2011년부터 페넌트레이스 5연패, 한국시리즈 4연패를 달성한 삼성, 리그를 쥐락펴락했던 '큰 손' 라이온즈의 빛났던 그 때가 아주 오래전처럼 느껴진다.
지난해 12월 삼성 구단은 제일기획 산하로 들어갔다. 운영 주체가 바뀌면서, 이를 기점으로 추락했다. '제일주의'를 버린 삼성은 어떤 길을 가고자 하는 걸까. 많은 야구인들이 삼성 야구단을 지켜보고 있다.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