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K 와이번스 첫 외국인 사령탑 트레이 힐만 감독(54)은 요즘 미국 스프링캠프에서 몇가지 새로운 시도를 하고 있다. 새 주장 박정권을 발탁하는 과정에서 선수단 전원 면담을 한 후 선임했다. 또 깜짝 발표와 새 주장에게 선물을 주는 이벤트까지 했다.
다음날 힐만 감독이 새로운 아이디어를 던졌다. 고참 선수들에 대해 선수들이 잘 알 수 있도록 신참 선수 7명, 그리고 신입 외국인 타자 대니 워스까지 포함해 총 8명의 선수에게 고참 선수 8명을 소개하는 시간을 가지도록 지시했다. 소개조는 박정권-임석진, 박재상-대니워스, 조동화-권기영, 신재웅-박세웅, 박정배-김성민, 채병용-김찬호, 나주환-최정용, 임준혁-박종욱이다.
대니 워스는 "서로 거의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인터뷰를 하고 질문을 하려니 처음에는너무 어색하기도 했고 지루한 감도 없지 않아 있었다. 그런데 몇 번 해보고 나니 박재상에 대해 더 자세히 알게 됐고 어느새 가까워진 기분이 들었다. 새로운 선수로서 기존 팀원, 베테랑에 대해서 알아가는 것은 정말 의미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서로가 가까워질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된 것 같아서 감사한다. 분명히 박재상과 나는 지금까지 지구 정 반대편에서 다른 문화 속에서 살아왔지만, 정말 신기한 점은 그 와중에서도 비슷한 점이 많았다는 것이다. 휴식을 취하는 방식이나 생각하는 방식, 즐기는 것들에 대해서 많은 공감을 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박정권을 소개할 예정인 임석진은 "처음엔 당황스러웠다. 박정권 선배님과 나이 차이도 많이 나서 처음에는 말 걸기도 쉽지 않다. 어쩔 줄 몰라하고 있었는데 선배님께서 먼저 말 걸어주시고 챙겨주셔서 마음이 한결 편해졌다. 나한테 궁금한 거 없냐고 물어봐 주시고 조금이라도 더 말씀해주시려고 하셨다. 노트 안에 조언의 말도 써주시곤 한다. 한참 어렵게만 느껴졌던 고참 선배님들과 조금은 가까워진 느낌이 들고 큰 형님이 생긴 것 같아서 든든하다"고 말했다.
2017시즌 주장을 맡은 박정권은 "힐만 감독님이 고참에 대한 중요성과 역할에 대해 많이 강조했다. 이번 일도 고참을 존중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고 후배와의 격의없는 대화를 통해 즐거운 분위기를 만들기 위한 것이라 생각된다. 처음으로 일주일 정도 나를 계속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을 가지게 되었다. 후배와 나에 대한 이야기를 하다 보니 스스로를 돌아보는 계기가 되었다. 특히 처음 프로에 입단했을 때로 돌아가 지금까지 해 오면서 잘못했던 부분들에 대해서도 같이 이야기하다 보니 스스로를 많이 반성하게 되었다"고 말했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