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태형 감독이 말하는 부진 탈출을 위한 정신적 방법

기사입력 2017-04-11 23:11


두산 김태형 감독이 9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릴 2017 프로야구 넥센과의 경기에 앞서 취재진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잠실=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2017.04.09.

"너무 야구에만 빠져 있는 것도 그리 좋은 방법은 아닌 것 같다."

두산 베어스는 시즌 초반이긴 하지만 지난해 우승팀다운 강력함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3승5패로 공동 5위인 두산은 마이클 보우덴이 부상으로 빠지면서 강점이던 선발 야구가 쉽지 않게 된데다, 타선도 부진했다. 팀 타율이 2할2푼5리로 전체 9위. 넥센 히어로즈와 주말 3연전을 모두 내주면서 4연패에 빠진 상황에서 11일 6승2패로 공동 2위에 올라있는 KIA 타이거즈와 만났다.

민병헌 허경민 등 두산 선수 몇몇은 휴식일인 10일 잠실구장에 나와 훈련을 했다고 한다. 300개가 넘는 공을 쳤다는 민병헌은 "그동안 타격 때 임팩트가 없었다. 치는데 치는 것 같지 않았다"며 "어제 배팅 연습을 하면서 조금이나마 감을 찾은 것 같다"고 했다.

휴식일에도 나와 훈련을 했다는 것은 칭찬받을만한 일이 아닐까. 부진을 빨리 털어내고 싶은 의지가 담겨있다고 할 수 있다.

두산 김태형 감독은 선수들의 자발적인 훈련 소식에 미소를 지었다. 하지만 이내 "개인적으로 선수들이 타격이 부진할 때 너무 야구에만 집중하기를 바라지는 않는다"고 했다.

김 감독은 "부진할 때 훈련을 많이 하는 것이 정신적으로 그리 도움이 되지 않는 것 같다. 때론 머릿속에서 야구를 비우는 것도 한 방법이다. 실내에서 80∼90㎞ 정도의 공을 치는 것이 기술적으로도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 가벼운 웨이트트레이닝이라면 모를까 타격 훈련을 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라면서 "선수들에게 친구도 만나고 야구 말고 다른 것을 해보라고 조언을 한다"고 했다.

또 부진할 때 계속 경기에 나가는 것보다는 가끔씩 벤치에서 경기를 지켜보는 것도 정신적인 면에서는 나쁘지 않은 방법이라고 했다. 김 감독은 "안되는데 감독이 믿어준다고 계속 내보내는 게 오히려 스트레스가 될 수도 있다. 가끔 밖에서 경기를 보는 것이 도움이 될 수도 있다"고 했다.

공교롭게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출전했던 선수들이 부진해서 WBC 후유증이란 얘기도 나오고 있는데, 김 감독은 그런 말이 선수들에겐 도움이 될 수도 있다고 했다. "그냥 슬럼프라는 생각보다는 WBC 때문이라는 생각이 더 나을 수 있다. WBC 때문이니 좀 지나면 나아질 수 있다는 편한 생각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고 했다. WBC와 상관없이 슬럼프라면 탈출하기 위해 여러 방안을 찾아야 하고 그에 따른 스트레스를 받을 수밖에 없다.

공교롭게도 두산은 이날 무려 21안타가 터지며 16대4의 대승을 거뒀다. 전날 개인 훈련을 했던 민병헌이 5타석 4타수 4안타 1볼넷 3타점을 기록했고, 허경민도 4타수 3안타 4타점을 올렸다. 김 감독은 추천하지 않았지만 이들에겐 훈련이 좋은 보약이 됐다. 잠실=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현장정보 끝판왕 '마감직전 토토', 웹 서비스 확대출시 스포츠조선 바로가기[스포츠조선 페이스북]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