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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터리를 넘어 이정도면 '과학'이다. 두산 베어스 유희관(31)은 1일 대전에서 한화 이글스를 상대로 7⅔이닝 동안 11안타 2홈런 2탈삼진 6실점(5자책)으로 다소 부진했지만 끝내 시즌 5승째(1패)를 따냈다. 두산은 8대6으로 이겼다.
이날 경기전 이상군 한화 감독대행은 "유희관이 우리에게 강하지만 앞서 잠실에서 잘 쳤다. 오늘도 좋은 흐름을 기대하고 있다"고 했다. 한화는 지난 4월 1일 두산과의 개막 시리즈 두번째 경기에서 유희관을 제법 공략했다. 유희간은 5이닝 동안 4실점했다. 유희관은 패전의 멍에는 벗었지만 한화는 끝내 6대5로 승리했다. 이날도 공략은 나쁘지 않았지만 지고 말았다.
이날은 유희관의 생일이기도 했다. 1회말 유희관은 잠시 흔들렸지만 이내 평정심을 찾았다. 1회말 선두 1번 정근우에게 우전안타, 2번 장민석에서 좌전안타를 내줬는데 두산 좌익수 김재환이 잠시 볼을 잡았다 놓쳐 무사 2,3루가 됐다. 3번 송광민에게 중견수 희생플라이, 2사 3루에서 5번 윌린 로사리오에게 1타점 중전안타를 내줬다.
5회초 두산이 2점을 보태며 6-2로 달아나자 유희관의 피칭 템포도 빨라졌다. 7회초 정근우에게 2점홈런을 허용하며 퀄리티 스타트가 날아가고 8회 이성열에게 투런포를 내주자 마운드를 이용찬에게 물려줬다. 하지만 긴 이닝을 소화했다.
유희관은 직전 2경기에서 모두 250개의 볼을 뿌렸다. 지난달 20일 KIA 타이거즈를 상대로 8피안타 완봉승을 거뒀고, 26일 kt위즈전에선 9이닝 동안 16피안타 3실점(승패없음)으로 길게 던졌다. 두산 불펜이 단단하지 못해 이닝 소화가 길어졌지만 유희관은 씩씩했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유희관은 피로가 빨리 풀리는 체질"이라고 했다.
이날도 유희관은 시속 130km 언저리의 직구와 다양한 변화구로 한화 타자들을 요리했다. 한번씩 상대를 놀리는 듯한 시속 80km 초슬로우 커브도 던졌다. 통산 20번째 만남에서도 한화는 유희관의 벽을 끝내 넘지 못했다.
대전=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