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 번 일이 틀어지면 계속해서 안좋은 일이 생기는 경우가 많다. 불운의 시작은 조쉬 린드블럼이었다.
헌데 시범경기 기간 문제가 생겼다. 마켈이 불면증을 호소하며 팀을 떠나기로 한 것이다. 마켈은 오키나와 스프링캠프부터 시차 문제 때문인지 잠을 잘 못자는 등 훈련에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시범경기 들어서도 불면증 때문에 컨디션을 맞출 수 없어 실전 등판을 계속해서 미루고 있던 터였다. 롯데는 시즌 개막을 코앞에 두고 대만 프로야구 출신 좌완 닉 애디튼과 부랴부랴 계약을 했다.
시즌 개막후 두 달여가 지났다. 롯데가 이렇게 상황이 나빠진 것은 결국 두 번에 걸친 외국인 투수와의 의도치 않은 결별이 원인이라고 보는 이들이 많다. 린드블럼은 그렇다 쳐도 마켈은 계약을 해놓고 한 경기도 써보지 못하고 떠났으니 롯데로서는 불운으로 돌릴만도 하다. 한 외국인 선수 스카우트 관계자는 최근 "만일 마켈이 있었다면 롯데의 사정이 달라졌을 수도 있다. 마켈이 제구력은 좀 불안해도 그 정도 구위면 충분히 통하리라고 본 전문가들이 의외로 많았다"고 했다.
롯데는 애디튼을 교체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그렇다고 조금이라도 신뢰가 남아있는 레일리를 바꿀 수는 없는 노릇이다. 이미 현지에 스카우트 관계자들이 나가 있고, 후보들을 물색중이다. 교체 시점이 언제가 될 지는 알 수 없으나, 길게 끌고 갈 문제는 아니라는 점을 깊이 인식하고 있다. 돈은 얼마를 들여도 좋으니 강력한 투수를 영입해야 한다는 내부 의견도 있다.
롯데는 이제 당분간 외국인 선수들 없이 경기를 치러야 한다. 옆구리 부상을 입은 내야수 앤디 번즈는 치료를 받으러 일본으로 건너갔다. 최근 5경기서 평균자책점 8.81의 심각한 부진을 보인 레일리는 지난 8일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재충전의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내려진 조치다. 레일리는 열흘 후인 오는 18일 복귀할 수 있다. 애디튼은 8일 NC전이 사실상 마지막 등판이었다고 봐야 한다. 더이상 기회를 줄 이유도 상황도 아니다. 롯데로서는 얼른 지금 상황을 탈피해야 한다. 추락은 순식간이다. 올시즌 목표가 바뀌지 않았다면 빨리 판단하고 침착하게 실행에 옮겨야 한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